국내 마지막 남은 실시간 3D 방송채널이 사라진다. 3D 방송의 고비용·저수익으로 인해 방송 생태계가 무너진 것이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위성방송사업자 KT스카이라이프는 자사의 3D 전용채널 '스카이 3D' 서비스를 연내 중단한다. 3D 방송을 선보인 지 5년 만이다. 대신 3D 방송 주파수를 UHD(초고화질) 방송 주파수 대역으로 활용해 UHD 방송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예전부터 3D 방송 철회에 대한 논의를 했는데 결국 올해 안에 3D 방송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먼저 3D 방송 수익성이 나오지 않은 이유가 크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보통 2D 프로그램에 비해 3D 프로그램이 50% 가량 제작비가 더 든다. 이처럼 50%나 더 비용이 드는 3D 프로그램 때문에 생산, 유통, 제조사들로 구성된 생태계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또 10% 미만인 국내 3D TV 보급률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 방송업계 관계자는 "일단 방송사들과 TV 제조사들이 3D 방식보다는 UHD를 선호한다"며 "3D는 제작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UHD는 상대적으로 제작 비용이 낮고 시청률도 쉽게 올릴 수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사정은 외국도 마찬가지다. 영국 BBC도 지난해 3D 프로그램 제작을 중단했다. 미국의 스포츠 방송국 ESPN도 3D 전문 채널 'ESPN 3D'를 같은 시기에 폐쇄했다. 이유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높은 제작 비용과 가정 내 낮은 3D TV 이용률을 꼽았다.
3D가 물러간 자리에 대신 UHD가 크게 성장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세계 4K급 UHD TV 출하량은 210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작년 연간 총 출하량인 160만대를 벌써 뛰어넘었다.
지상파 방송국도 완전히 UHD로 돌아선 모습이다.
지상파는 과거 2010년 남아공월드컵 당시 3D 경기를 선보이는 등 여러 실험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이제 UHD가 프로그램 제작에 주를 이룬다. KBS 스포츠국 관계자는 "현재는 3D보다 주로 UHD 4K처럼 고화질 스포츠 중계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 방송업계 관계자는 "작년 미국서 열린 한 방송기자재 박람회에서도 3D 방송 장비 말고 UHD 관련 장비들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었다"고 현재 방송가 UHD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