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근저당 설정비 반환 소송 대출자들이 결국 졌다

대법 "금융기관 반환책임 없어"

근저당권 설정 비용을 낸 대출자들이 금융기관에 이를 돌려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결국 패소했다. 이번 판결은 금융기관의 반환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첫 확정판결로 같은 취지로 제기된 나머지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 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12일 곽모(76)씨 등 31명이 교보생명·현대캐피탈·서울신용보증재단 등 15개 금융기관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해당 조항은 고객이 비용을 전액 부담하도록 하던 종전의 조항을 개선해 선택적으로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고 고객이 비용부담을 선택할 경우 금리나 수수료에서 유리한 거래를 하게 되는 측면도 있다"며 "이 조항을 폐지하고 개정된 표준약관을 사용하라는 확정판결이 내려진 사정만으로는 약관조항이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고객이 해당 조항에서 정하고 있는 몇 가지 항목을 선택한 것만으로는 고객과 금융기관이 서로 합의 하에 표준약관이 아닌 별도의 개별약정을 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는 없다"면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은 잘못이지만 부당이득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이 정당하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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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저당 설정비란 주택담보대출시 발생하는 부대 비용으로 등록세와 교육세, 신청 수수료, 법무사 수수료, 감정평가 수수료, 인지세 등으로 통상 대출금의 0.6~0.9% 선으로 책정된다.

근저당 설정비 반환소송은 2008년 공정거래위원회가 근저당 설정비를 은행이 모두 부담하도록 하는 표준약관을 개정하면서 불거졌다. 금융권에서는 근저당 설정비가 모두 10조원에 달해 자칫 금융권이 패소했을 때는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됐다.

따라서 금융기관들은 공정위의 개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소송을 냈고 대법원은 공정위의 표준약관 처분이 정당하다는 확정 판결을 내렸다. 이후 표준약관 개정 전후로 대출을 받아 근저당권 설정비용을 부담해야 했던 대출고객들은 은행 등 금융기관을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1·2심 재판부는 이번 대법 판결과 같이 약관을 무효로 할 만큼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금융기관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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