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악재 영향 본격화되나.’
벌크선 업계가 중국발 악재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지난 1일 중국 정부가 철강 제품에 대한 수출 관세 부과 조치를 취한 이후 수출 물량이 줄어들면서 벌크선 운임지수(BDI)가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철광석이나 석탄, 곡물, 원유 등을 실어 나르는 벌크선의 시황을 나타내는 BDI지수는 지난 14일 현재 5,302포인트를 기록했다. BDI지수는 올들어 수직 상승하며 지난 5월15일 6,68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급락세로 돌아서 한달여 만에 1,300포인트가 떨어졌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무역 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철광 제품에 대한 수출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의 철광석 수입과 미국, 유럽 등으로의 철강제품 수출 물량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철광석 최대 생산국인 호주의 채선 상황이 호전된 것도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이 같은 물동량 감소의 영향으로 용선료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말 파나맥스급(파나마 운하 통과가 가능한 너비 32m급 대형선박) 벌크선의 일일 용선료는 지난 5월 5만1,000달러 안팎으로 치솟았다가 지난 13일 현재 4만3,000달러로 뚝 떨어졌다.
이에 따라 STX팬오션과 대한해운 등 벌크선 업체들은 올해 사상 최고 이익을 기대했다가 다시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STX팬오션의 한 관계자는 “매출 규모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BDI지수 연계 선물 거래 수익악화 등으로 영업외 수익 등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벌크선 업황 부진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벌크선 시황이 좋지 않지만 벌크선 지수는 원래 급등락이 심하다”며 “호주 항구의 채선 호전이 일시적인 것인데다 중국 정부의 수출 관세 부과도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