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 생산비 유가 직격탄…경영난 中企는 더심각

제품가 인상 나설땐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경제에 미친 직격탄은 물가 상승이다. 5월 생산자 물가가 5년 6개월만에 최대폭(6.3%)으로 오른 주된 원인은 배럴당 40달러를 오르내리고 있는 고유가다. 국제유가는 2일 서부택사스유(WTI) 기준으로 배럴 당 40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지난해 평균 31.12달러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최근 중국의 원유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데다 이라크, 사우디 아라비아 등 중동 정정 불안이 빠른 시일 내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하루 250만 배럴을 증산한다고 해도 국제유가는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그나마 고철 등 원자재 가격이 지난 3월을 정점으로 상승세가 꺾이긴 했지만 하반기 들어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날 경우 원자재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있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따라서 고유가의 영향으로 한국 경제는 상당기간 ‘고물가-저성장’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되며,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태에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생산자 물가 상승에 따른 가장 큰 피해자는 기업이다. 생산자 물가지수의 조사 대상이 금속 1차 제품, 일반 기계 장비 등 기업들이 구매하는 제품들이 많기 때문이다. 생산자 물가 상승은 곧바로 생산 비용 증가로 연결된다. 최근 내수 침체로 기업들이 생산 비용 증가를 제품 가격에 반영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에 미치는 타격은 심각한 상황이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5월중 생산자 물가가 6.3%를 기록한 반면 소비자 물가는 3.3%상승에 그쳤다”며 “이는 기업들이 국제 유가 상승 등의 부담을 상당 부분 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오 상무는 또 “생산자 물가 상승에 따른 경영 악화는 중소 기업들이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범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위원도 “생산자 물가가 많이 올라 가격 상승 압력 요인이 높지만 수요가 워낙 없다보니 기업들이 쉽게 제품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올 하반기에 소비가 살아나더라도, 생산자 물가 상승분이 한꺼번에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전가될 가능성도 있다. 또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고 해도 생산자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경우 기업들도 결국은 제품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생산자 물가가 11개월이나 내리 오른 상황이어서 이 같은 분석은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지난해 말부터 밀가루 등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자 올 초 각 업체들이 연이어 라면 가격을 올린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다. 김범식 연구위원은 “최근 IT기술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 온라인 유통, 대형 할인점 활성화 등으로 인해 생산자 물가와 소비자 물가의 상관관계가 많이 약화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생산자 물가 부담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경우 기업들이 서서히 제품 가격을 올려 소비자 물가에도 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하반기 중 공공요금 인상 등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올 소비자 물가 상승 목표인 3%대 초반 달성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공공요금이 10%오를 경우 소비자 물가는 1.7%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