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건강칼럼] 수술법 선택

증상 고려 내 몸에 맞는 수술법 찾아야


얼마 전 30대 후반의 젊은 남자 환자가 잔뜩 겁에 질려 내원했다. 동네 병원에서 ‘검사 결과 목 디스크가 심각하니 빨리 수술을 받으라’고 권유했다며 “오른 팔이 심하게 저리고 누워서 기지개를 못 펴겠다”고 증상을 호소했다. 실제 진찰해보니 경추 부분에 심한 디스크 탈출증으로 척수손상 소견까지 보이는, 말 그대로 심각한 상태였다. 그러나 환자는 흉측한 큰 상처와 전신마취 후 깨어나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결정을 미루고 있었다. 수술법도 발전을 거듭하면서 소위 유행이란 것이 있다. 더구나 기존 수술법에 비해 만족도가 뒤지지 않거나 오히려 기대 이상이라면 치료법에 가장 직접적이고 민감한 환자들은 쉽게 병을 고쳐 보려 그 치료법을 선택하게 된다. 최근에는 ‘단 5분만에 디스크 수술’ ‘재발없는 신개념 무통수술’ 등과 같은 광고의 영향으로 성형ㆍ피부 등 미용수술법 뿐만 아니라 척추도 특정 치료법이 유행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 역시 최소 상처수술을 추구하는 세계적인 병원 중 하나로 가능하다면 모든 환자들에게 최소 상처로 전신마취 없는 수술을 해주고 싶은 것이 의사의 당연한 마음이다. 수술하지 않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그러나 환자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술을 꼭 해야만 한다면 환자 증상에 가장 적합한 수술법을 선택해야만 안전하고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행히 앞서 말한 환자는 필자의 설득으로 증상에 알맞은 수술을 받고 쾌유했다. ‘환자의 미래를 생각하는 사랑의 진료’라고 써 있는 액자가 진료실 앞에 걸려 있다. 심하게 파열된 디스크 때문에 다리를 절면서도 “흉터 작은 수술법이 있다면서요? 그걸로 해 주세요”라는 환자의 요구대로 유행하는 수술을 한다면 당장이야 괜찮지만 불충분했던 치료는 이후 더 힘든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되는 게 있고 절대 안되는 것도 있다. 건강한 미래를 위해서라면 본인 상태에 적합한 치료를 받는 것이 진짜 정답일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