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통가 이사람] 구용진 현대백화점 상품권 팀장

"상품권 전성시대 10년 더 갈것""국내 상품권시장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태동기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10년간은 고속 성장기를 지속할 것입니다" 바야흐로 상품권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상품권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종류도 가지가지인데다 두루두루 쓸 수 있는 범용성까지 갖춰 최고의 인기선물로 각광 받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구용진 상품권팀장(39ㆍ사진)도 이 같은 상품권 호황기를 앞장서 이끌고 있는 사람중의 하나다. 그는 지난 추석 땐 상품권 판매로 눈코 뜰새 없이 바빴다면서 이제 간신히 여유를 찾았다고 엄살을 떨었다. 현대도 지난 추석 때 상품권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9월 한달간 모두 1,200억원의 상품권을 팔아 지난해보다 85%나 급증하는 등 불티나게 팔려나갔기 때문이다. 올해 백화점 상품권 시장은 적어도 2조원 대를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구 팀장은 "보통 추석 때 상품권 매출이 한해 장사의 4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올해도 고액권을 중심으로 선물용 수요가 한꺼번에 몰려들었다"고 밝혔다. 이중 기업체 판매 분은 전체의 15%정도. 요즘엔 추석 때 팔려나간 상품권을 다시 거둬들이는 게 중요해졌다. 구 팀장은 "보통 상품권 판매금액의 60%정도가 세일 때 들어온다"면서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상품권 회수기간도 과거의 3~6개월에서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는 백화점 이미지에 걸맞게 상품권 관리에도 철저하게 품격을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요즘 성행하는 할인 판매를 한사코 거부하고 있으며 비공식적인 판매채널에도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그는 "단순한 매출 실적보다 고 품격 백화점으로서 정도를 걷는 게 회사의 경영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구 팀장은 일부에서 상품권을 할인 판매하는 행태와 관련, "백화점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자존심을 실추시키는 잘못된 관행"이라면서 "자칫 잘못하면 2~3류 상품권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빅3 백화점의 상품권 공용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각 사의 자존심이 걸려 있기 때문에 쉽게 실현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는 "이웃 일본의 사례를 감안할 때 향후 3~4년 안에 업종별 공통상품권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한 단계 발전된 제휴상품권을 선보이는 등 백화점 공통상품권 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현대는 백화점 및 다른 업체간의 제휴에도 가장 적극적인 편이다. 지난해 1월 삼성플라자와 업계 최초로 상품권 공동 사용제휴를 맺은 것도 당시로서는 대단한 일로 받아들여졌다. 구 팀장은 "일본이 20년 만에 일궈내 상품권시장을 한국은 불과 5년 만에 도달했다"면서 "동양권의 독특한 선물문화가 바로 이 같은 급성장의 밑거름이 됐다"고 진단했다. 구 팀장은 지난 93년 백화점 상품권사업 출범 초기부터 참여, 줄곧 상품권 업무만을 맡아 업계 안팎에서 최고의 상품권 전문가로 손꼽히고 있다. 정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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