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대주주 KCC '함박웃음'

■ 삼성에버랜드 내년 1분기 상장

지분 17% 보유 최대 6200억 차익 … 타 법인주식 등 금융자산도 많아 주목



삼성에버랜드가 내년 초 국내 증시에 상장한다는 소식에 삼성그룹주 외에 KCC(002380)도 덩달아 급등했다. 삼성에버랜드 상장 소식이 나오기 전에도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 이슈가 부각될 때마다 KCC의 주가는 매번 크게 뛰었다. KCC는 삼성에버랜드의 2대 주주로 17%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삼성에버랜드가 상장하면 최대 6,200억원가량의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이에 따라 KCC가 2012년 1월 삼성에버랜드의 주식을 보유한 계기와 KCC가 가지고 있는 타 법인 지분 가치에 시장의 눈이 쏠리고 있다.

3일 KCC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0.92%(6만5,000원) 오른 66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52주 신고가인 67만5,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삼성에버랜드의 지분 17%를 보유하고 있던 상황에서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소식이 나왔기 때문이다. 삼성지배구조 재편 이슈가 나올 때마다 KCC의 주가는 매번 급등했다. 지난 3월17일에는 에버랜드의 레이크사이드CC 인수 참여에 따른 에버랜드 자산가치 상승 기대감에 2.9% 올랐고 5월12일에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입원 이후 삼성그룹 지배 개편 기대감에 8.60% 올랐다. 5월16일에도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에버랜드가 핵심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5.17% 올랐다.


삼성에버랜드가 상장한다면 KCC는 최대 6,200억원가량의 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CC는 2011년 말 단순 투자 목적으로 삼성카드에 1주당 182만원 수준인 총 7,742억원 규모로 삼성에버랜드의 지분 17%를 넘겨받았다. 3월 삼성에버랜드의 장부가치는 주당 209만원으로 오르면서 KCC가 보유한 삼성에버랜드의 지분가치는 올 1·4분기 말 장부가치 기준 8,881억원으로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에버랜드가 상장할 경우 KCC의 지분가치가 최대 1조4,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에버랜드가 상장한다면 시가총액이 8조2,000억원 수준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KCC의 지분율 17%를 적용하면 KCC가 가지고 있는 삼성에버랜드의 지분가치는 1조4,000억원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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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가 삼성에버랜드 상장으로 막대한 차익을 거둘 것으로 보이자 지분을 매입한 계기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박 연구원은 "삼성그룹에서 삼성카드가 삼성에버랜드의 지분을 다량 보유하고 있었는데 당시 순환출자 문제 때문에 삼성의 어떠한 계열사도 삼성에버랜드의 지분을 가질 수 없었다"며 "당시 KCC는 만도(060980) 등 현대차(005380) 계열사 지분을 팔아 현금을 다량 보유하고 있었는데 상장사 중 당장 현금을 조 단위로 조달할 수 있는 곳은 KCC밖에 없어 인수딜에 참여해 지분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삼성의 삼성에버랜드 지분 매각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에 대한 의문은 끊이지 않았다. 삼성에버랜드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상황에서 당시까지만 해도 삼성과 현대는 단 한 차례도 협력관계를 맺은 적이 없을 만큼 경쟁구도가 확실했기 때문이다. KCC의 지분 매입에 대해서도 취득가가 당시 삼성에버랜드의 장부가보다 15%가량이나 할인돼 거래됐지만 당시 삼성그룹이 삼성에버랜드에 대한 상장 계획이 없다고 밝힌 상황에서 KCC가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지분을 매입한 것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따라서 KCC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한편 페인트와 건자재를 생산하는 KCC는 올 1·4분기 재무상태표상 공장 등 유형자산 보유 금액이 2조6,008억원인데 타 법인 주식 등 매도 가능 금융자산만 1조8,003억원에 달해 삼성에버랜드 지분 이외에 또 다른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주식 보유 평가액만 2조6,000억원에 달한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범현대 계열사에 안정적으로 건자재·페인트 등을 납품하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업체"라며 "KCC가 제조업체인데도 불구하고 타 법인 주식을 유형자산에 준하게 가지고 있어 KCC의 주가가 오르는 때는 전방산업 호조로 영업활동이 활발해질 때나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오를 때"라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삼성에버랜드만큼의 대박이 또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KCC는 현대중공업·만도 등이 최고가일 때 보유한 주식을 잘 매각해 막대한 차익을 남기는 등 주식을 정말 잘하는 업체"라면서도 "삼성에버랜드 외에 가지고 있는 지분은 대부분 상장사고 이미 수익 실현을 한 업체가 많아 시세차익을 얻는 정도의 이익 기여는 가능하더라도 삼성에버랜드 상장만큼의 대박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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