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동차ㆍ담배등 판매실적 “뚝” 내수 불황 골 깊어져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경제성장률이 더욱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3월에 이어 4월 서비스업 매출이 감소폭이 더 확대됨에 따라 제조업에 이어 서비스업마저 불황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5월 유통업 매출은 그나마 위안이다. 백화점 매출은 여전히 부진했지만 할인점 매출은 4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명품 매출은 큰 폭으로 늘어 콜금리 인하 등에 힘입어 부유층의 소비심리는 되살아날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자동차는 물론 담배도 안 팔려=4월 한 달은 도소매업으로서는 지옥과 같은 나날이었다. 도ㆍ소매를 막론하고 모든 부문에서 판매실적이 떨어졌다. 음식료품 및 담배업의 판매가 전년 동월에 비해 11.1%나 줄었다. 먹고 마시는 것은 물론이고 담배를 사는 것도 주저한다는 얘기다. 자동차 판매업 매출도 8.3%나 감소했다. 차량 교체시기가 됐더라도 부품이나 부속품(1.8% 증가)을 고치는 데 그칠 뿐 차량 구입은 꺼리기 때문이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데다 사스 확산으로 여행객이 줄어들면서 숙박 및 음식업도 불황을 면치 못했다. 숙박업 가운데 여관만 1.9% 증가했을 뿐 콘도(-3.3%), 호텔(-16.7%)은 극히 부진했다. 술 손님도 급감해 주점업(-5.2%)도 매출감소로 허덕였다. 또 정부의 강도높은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부동산중개 시장도 얼어붙어 부동산중개업매출이 29.3%나 감소했다. 변효섭 통계청 서비스업통계과장은 “4월에는 국내외 경제여건이 최악이어서 서비스업 전반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고 말했다. ◇어려워도 교육비는 지출은 늘린다=전반적인 서비스업 매출이 감소했지만 교육서비스, 금융 및 보험업은 호조를 보였다. 교육서비스업 매출은 지난 3월 4.1% 늘어난데 이어 4월에는 5.1%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이는 학원 및 유아교육기관 등의 수업료 수입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편 금융 및 보험업 매출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보험료 수입 증가 등에 힘입어 금융 및 보험업 매출은 전월의 마이너스 성장(-2.9%)에서 0.5%의 증가세로 반전됐다. ◇할인점 등 유통업 매출은 호전기미=5월에는 할인점 등 유통업 매출이 다소 호전되는 조짐을 보였다. 일단 할인점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0.6% 늘어 올 1월이후 4개월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백화점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4.9% 감소했지만 4월(-10.7%)에 비해서는 감소율이 상당히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유통업체 매출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명품 판매의 호조. 일반 잡화와 마찬가지로 명품 매출도 지지부진했지만 최근 들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월중 백화점 매출은 남성의류(-7.0%), 아동ㆍ스포츠(-9.8%) 등을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위축됐지만 명품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1.4% 늘어났다. 특히 명품 매출은 이달 들어서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이달 6일부터 8일까지 명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00% 이상 늘어났다. ◇비관ㆍ낙관 혼조양상 = 최근 나오는 4~5월 지표를 보면 비관과 낙관이 교차한다. 한편에서는 경기가 최악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징후가 뚜렷한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소비심리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미국경제 회복에 대한 전망도 엇갈린다.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심상달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실물 및 금융시장 등 경제전반이 부진했던 탓에 4월 지표가 좋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었다”면서 “하지만 지난달이후 주가상승 등 분위기가 점차 나아지고 있어 5~6월 지표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현석,임석훈기자 sh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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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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