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영화] 나쁜 남자

한남자 농간…파멸의 여자운명한해도 거르지 않고 작품을 쏟아내면서 보여주는 열정과 '저예산 정신'이 탁월한 김기덕감독. 그가 7번째 연출작 '나쁜 남자'를 들고 내년도 1월 11일 관객 앞에 선다. 데뷔한 지 불과 5년동안의 작업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대부분의 많은 작품들이 흥행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여주는 뚝심을 다시 만날수 있는 작품이라 즐겁다. '나쁜 남자'역시 그가 영화속에서 보여줬던 '갖지 못한 자'의 입장에서 세상과 인간을 바라보려는 치열한 문제의식과 함께 등장인물들의 분명한 캐릭터들이 살아있으면서도 관객의 의표를 찌르기는 여전하다. 특히 이 작품은 전작들보다 사창가라는 배경이 주는 호기심과 이 곳에 기생하는 주변인물들의 성격묘사도 잘돼 흥행기대를 모으게 된다. 영화는 사창가 깡패 두목인 한기(조재현)가 우연히 길거리에서 본 여대생 선화(서원)에게 매혹당해 강제로 키스를 퍼부었다가 심한 모욕을 당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복수심과 소유욕에 불탄 한기는 교묘한 계략으로 빚을 지게 만들어 그를 사창가로 데리고 온다. 한기는 밀실의 비밀유리를 통해 차츰 창녀로 변해가는 선화를 지켜본다. 선화는 자신을 좋아하는 한기의 부하 명수(최덕문)를 이용해 이곳을 탈출했다가 집 앞에서 붙잡혀온 뒤 체념한다. 한편 한기의 숙적인 달수파가 공격해오자 한기의 또다른 부하 정태(김윤태)는달수(이한위)를 살해한다. 한기가 그를 대신해 사형선고를 받지만 그를 면회한 선화가 "절대 죽어서는 안된다"고 절규하자 정태는 자수한다. 다시 만난 한기와 선화. 한기는 선화를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보내나 둘은 바닷가에서 재회한다. 그리고 둘은 트럭을 타고 다니며 다른 남자를 상대로 몸을 팔며 살아가는 또 다른 운명의 공간을 열어간다. 그로테스크한 김기덕 특유의 폭력미학은 여전하다. 전단지를 빳빳하고 뾰족하게 접어 목을 찌른다든지 커다란 유리조각을 허리춤에 품고 걸어오다가 배를 쑤시는 장면은 소름을 돋게 만든다. 극의 마지막까지 "깡패가 무슨 사랑인고"라며 두번 대사외에는 눈빛과 표정만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연기를 통해 감독이 표현하고자 했던 작품의 에센스를 완벽하게 해 낸 조재현. 사창가에서 첫 손님을 받아 옷이 찢겨지며 처절하게 절규하는 신, 그리고 감옥에 있는 한기에게 빨리 나오라고 소리치는 신 등 당찬 연기를 보여준 신예 서원. 이들의 연기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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