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강투신 남상국 前사장] 남상국 전 사장 왜 한강투신했나

노무현 대통령의 친형인 건평(62)씨에 대한 금품로비 혐의 등으로 검찰수사를 받아 오던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이 11일 돌연 한강에 투신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씨 주변에서는 남씨가 사회적 파렴치범으로 몰리자 수치심에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치심에 극단적 선택한 듯= 이날 오후 서울 논현동 남 전 사장의 자택을 찾아 가족들과 면담한 대우건설 관계자는 “가족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자살의 촉발제가 됐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노 대통령의 회견이 자살 계기가 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가족들은 그렇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가족들 표현에 따르면 `교육을 많이 받으신 분이 사회적인 파렴치범으로 몰린 데 대해 정신적으로 괴로워하지 않았겠느냐`며 자살 원인을 추측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대국민 회견을 하면서 사건 관련자의 실명을 거론하면 사건 내용을 소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 때문에 남씨가 자신의 부적절한 처신이 국민 앞에 드러난 데 대한 수치심 등 때문에 한강에 뛰어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통령의 일방적인 발표에 대한 억울함을 극단적인 방법으로 표시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검찰서 무슨 조사 받았나=남 전 사장은 대우건설 비자금 사건과 그에 연관된 불법정치자금 및 뇌물 제공 사건, 대통령 친형 건평씨에 대한 사장직 연임 청탁 금품로비 사건 등과 관련해 3개월째 검찰의 수사를 받아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와 대검 중수부는 남씨를 상대로 대우건설이 정치권에 제공한 불법자금 내역을 추궁, 정대철 열린우리당 의원에게 3억원, 안희정씨에게 2억원, 송영진 의원에게 2억원, 한나라당 박상규 의원에게 2억원, 서정우 변호사에게 15억원 등을 제공한 사실을 밝혀냈다. 민경찬씨 650억 펀드조성 의혹사건을 수사하면서 대통령 친형 건평씨의 비리단서가 검찰에 포착됐다. 이 과정에서 남씨는 건평씨에게 자신의 대우건설 사장직 유임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3,000만원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안 시장에 이어 또…” 검찰 충격=안상영 부산시장의 자살에 이어 남 전 사장도 한강에 투신하자 검찰은 곤혹스러워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남씨를 조사했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와 특수2부는 이날 오후 각각 긴급회의를 열고 조사당시 상황과 조사내용을 확인하면서 조사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검토를 벌였다. 특히 지난 1월 대우건설 비자금 사건으로 남 전 사장을 먼저 수사했던 특수2부는 안상영 부산시장과 부산지방국세청 공무원 전모씨, 남 전 사장 등 `조사자 자살파문`이 잇따르자 뜨끔한 표정이다. 남씨를 조사했던 한 부장검사는 남 전 사장의 한강투신 소식을 들은 직후 “우울하다. 마음이 편치 않다”며 “(남 전 사장이) 수사에는 잘 협조했는데 정치인 로비사실이 밝혀지면서 심리적 공황상태에 놓여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과 안상영 부산시장 등 검찰조사를 받거나 수감중에 자살하는 경우가 늘어 수사에 부담감을 느낀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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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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