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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는 중국 정부의 긴축에 어느 정도 내성을 갖고 있습니다. 흐름을 바꿀 정도의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미칼라 마르쿠센(사진) 소시에테제네랄 글로벌 경제 리서치 헤드(전무)는 29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한국 증시에 변수로 떠오른 중국 이슈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주 말부터 국내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의 유동성 회수를 두고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과 최근 고점에 따른 단기 조정일 뿐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날 함께 자리한 오석태 한국SG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지난 3월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성장 정책이 쏟아질 것으로 내다봤지만 예상과 달리 중국 정부가 긴축으로 돌아서며 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제는 시장도 중국 정부의 의중을 어느 정도 알기 때문에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당분간 중국 정부의 성장 정책이라는 호재가 나오지도 않겠지만 긴축에 따른 충격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중국 변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마르쿠센 전무가 밝힌 한국 시장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그는 8월 말 이후 한국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 자금 유입의 방향성이 바뀌고 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견해에 대해 "외국인 자금이 급격하게 이탈할 가능성은 낮다"고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이날도 외국인은 증시에서 막판 '사자'로 돌아서며 1,037억원을 순매수해 43거래일 연속 매수를 이어갔다. 코스피지수는 2,051.76포인트에 장을 마감, 전날 대비 0.18% 상승했다.
한국 경제와 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경제 기초체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SG의 한국 경제에 대한 성장률 전망은 올해 2.6%, 내년에는 3.3%"라며 "국내에서는 이 같은 성장률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다는 평가지만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높은 편이며 재정에 대한 우려도 국제적으로 보면 안정적인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적인 불안 요소도 존재한다. 미국 경제 회복 속도가 당초 전망보다 늦어지고 정부 예산안을 두고 민주당과 공화당 간의 갈등이 길어지면서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점점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 경제의 중요한 변수인 원화 강세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소시에테제네랄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되면 원ㆍ달러 환율은 1,100원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워드 마크스 오크트리캐피털 매니지먼트 회장도 이날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시장 투자에 대해 적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 투자는 어느 시점에 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며 투자의 단계를 3단계로 설명했다. 그가 밝힌 투자 3단계는 안 좋았던 상황이 개선되면서 소수의 전문가들이 밝은 전망을 제시하는 단계, 많은 사람들이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고 공감하는 단계, 모든 사람이 앞으로 영원히 상황이 좋을 것이라고 믿는 단계다. 마크스 회장은 "한국 시장은 현재 투자로 보면 2단계의 시작점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한국 경제가 성장하고 있으며 기대보다 실적이 좋다"며 "지금까지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치는 중간 정도였기 때문에 지나치게 높은 기대치가 반영되지 않았고 경제 상황, 가격 측면에서 보면 장기적으로 한국에 투자할 경우 좋은 결과가 나올 만한 토대가 마련돼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