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모르고 치솟는 기름값이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을 바꾸고 있다. 기름값을 절약하기 위해 쇼핑할 때 가능하면 차를 가져가지 않거나 차를 가져가서 쇼핑할 경우에는 한번에 대량으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차를 가져갈 필요가 없는 ‘동네 슈퍼’를 찾는 소비자들도 부쩍 늘었으며 대중교통 사용이 늘면서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 인근의 편의점 매출도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 1ㆍ4분기 주요 할인점의 주차대수는 지난해 보다 3~5% 가량 줄어든 반면 고객이 한번에 구입하는 금액(객단가)은 오히려 3~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 강변점, 월드점, 서울역점을 조사한 결과 올 1분기 주차대수는 17만1,000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가량 줄어들었다. 반면 3개점의 평균 객단가는 3만7,900원에서 3만9,500원으로 4.4% 신장했다. 이마트 역시 성수점, 산본점, 부천점에서 지난해 2분기 121만5,693대였던 주차대수가 올해는 3만대 가량 적은 118만5,681대로 2.5%감소한 반면 3개점의 평균 객단가는 4만9,780원에서 5만940원으로 오히려 2.3%정도 올랐다. 홈플러스도 영등포점, 안산점, 부천 상동점의 올 1분기 주차대수는 소폭 줄어든데 비해 객단가는 3.6%나 증가했다. 이상진 롯데마트 마케팅실 과장은 “3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주는 등 고액 소비자들을 위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굳이 차를 가져가지 않아도 되는 집근처 슈퍼를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전국에 21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경우 유가가 다시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 4월 매출이 전월보다 10%나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주로 반찬거리, 과일, 유제품 등 유효기간이 짧은 식품 판매가 크게 늘고 있으며 횟수도 오히려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이용자가 늘면서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 인근 편의점들의 매출도 크게 올랐다. 훼미리마트의 경우 서울ㆍ부산ㆍ인천 지하철 역세권에 위치한 300여 점포의 지난 4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0.2%나 늘었다. GS25 역시 여의도 오피스 일대 12개점의 지난 4월 하루평균 매출이 187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가량 상승했다. GS25 여의점 최언수 점장은“최근에는 선불형 교통카드도 20%이상의 매출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연료첨가제 등 에너지 절약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G마켓에서 지난 4월 한달간 판매된 기름값 상품들은 총 3,000여 건으로 지난 1월보다 약 3배나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베스트 자동차 용품’중에 1개 품목 정도가 간신히 낄 정도였던 연비향상 제품들이 최근에는 10여개 이상 등록되는등 인기다. 관련 상품 판매가 폭증하자 G마켓은 5월 한달간 연비절감을 위한 상품들을 5% 할인판매하는 행사도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