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당국이 동일한 기초자산 및 수익구조를 가진 ‘시리즈’ 펀드 중 파생상품펀드에 대해서만 약관을 사전 승인 받도록 하고 있어 규제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5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감독 당국은 같은 구조를 가진 시리즈 상품이라도 파생상품펀드만 사전에 약관 승인을 내주고 있다. 주식형 및 채권형의 시리즈 펀드는 사전 승인을 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파생상품은 기초자산이 같더라도 수익구조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상품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시리즈라고 하더라도 사전에 심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운용사의 관계자는 “기초자산 및 구조가 바뀔 때 승인을 받도록 해야지 ‘다를 지 모르니 일단 모두 제출하라’고 하는 건 운용사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것”이라며 “파생상품은 적시성이 중요한데 2주 정도의 승인기간을 고려하면 좋은 상품을 내놓을 수 없어 결국 일반 투자자가 피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업계는 또 원금보존 추구형 상품은 타 상품에 비해 위험이 적은 데도 위험이 높은 상품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과도한 통제라는 시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원금보존 추구라 하더라도 조건에 따라 수 십 가지 상품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내용물을 모두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 관계자는 “원금보존 추구형이 아닌걸 원금보존 추구형이라고 하는 운용사가 적발되면 엄격하게 처벌하면 될 일”이라며 “문구 하나 하나까지 바꾸려 드는 게 감독 당국의 역할인지 의문스럽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