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위기는 기회다, 신규사업으로 불황을 뚫는다] 2. 대기업 패션사업 가속

지난 하반기 이래 패션업계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특히 무분별한 신용카드 사용에 제동이 걸리면서 젊은 여성들과 학생층을 타깃으로 하는 여성복, 캐주얼 등은 경기의 싸늘함을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다. 하지만 탄탄한 자금력으로 무장한 대기업들에게는 지금이 사업 확장을 위한 절호의 기회다. 자금사정 악화로 부도 위기에 몰린 `괜찮은`브랜드를 싼 값에 인수할 수 있는데다, 다른 중소 업체들이 너나 없이 경영 긴축에 나설 때 신규 브랜드를 출시해 발판을 닦아 두면 언젠가 다가올 경기 상승기에 두 배의 호황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 제일모직은 여성복을 중심으로 두드러진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세이 미야케` 등 라이센스 브랜드와 신사복 `로가디스 그린라벨`을 선보인데 이어 올 들어 고급 여성복 브랜드 `구호(KUHO)` 인수, 올 하반기에는 `빈폴 키즈`출시 등 브랜드 수를 대폭 확충하고 있는 것. 제일모직 관계자는 “그동안 여성복 부분이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토탈 패션기업을 지향하기 위해선 지금 여성복 사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LG상사 패션사업 부문도 올들어 눈에 띄게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LG패션은 지난 2월 라이센스 골프복 `애시워스`와 여성용 `제덴 액세서리`를 선보인 데 이어 오는 8~9월에는 신사복 `알베로`, 내년 2월에는 숙녀복 `제덴`을 연달아 출시할 예정이다. 라이센스나 직수입 중심의 시장 진출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 회사는 애시워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자체 개발한 브랜드를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통상 신규 브랜드가 시장에서 정착하려면 3년이 걸린다고 한다”며 “시장 상황이 안 좋을 때 사업을 시작해 무리하지 않고 발판을 다져 두면 경기가 호황으로 돌아설 때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중견 브랜드인 이랜드도 불황을 기회삼아 확장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동복 계열사인 ㈜리틀브렌이 부도 위기에 처한 고가 아동복 브랜드 `엘덴`을 최근 인수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신규 브랜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이 침체된 지금 상황이 사업 구조를 재정비하고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기에는 최적의 타이밍일 수 있다”며 “특히 저가로 브랜드를 인수할 수 있어 대규모 자본을 갖춘 기업들에게는 호기”라고 설명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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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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