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CEO & Story] 차석용 LG생활건강 사장

"안주하면 도태…쉼없는 변화와 도전이 성공 이끌었죠"<br>CEO 취임후 영업이익 年평균 34% 성장<br>'M&A 귀재' '미다스의 손'등 수식어 화려<br>"실패하더라도 도전하는 조직 문화 만들것"



SetSectionName(); [CEO & Story] 차석용 LG생활건강 사장 "안주하면 도태…쉼없는 변화와 도전이 성공 이끌었죠"CEO 취임후 영업이익 年평균 34% 성장'M&A 귀재' '미다스의 손'등 수식어 화려"실패하더라도 도전하는 조직 문화 만들것" 이상훈기자 shlee@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LG생활건강의 차석용(57ㆍ사진) 사장만큼 도전을 즐기는 최고경영자(CEO)가 있을까. 그에게 따라붙는 '승부사' '인수합병(M&A)의 귀재' '미다스의 손' 등의 수식어는 변화와 도전으로 집약되는 그의 삶에 대한 상찬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5년 남짓한 기간 LG생활건강의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그가 거둔 성과를 보면 그에게 쏠린 세간의 평가가 결코 무리는 아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 1조5,251억원, 영업이익 1,981억원을 기록, 차 사장 취임 이후 매출은 연평균 16%, 영업이익은 연평균 약 34%씩 성장했다. 주가도 30만원 언저리로 15배 뛰었다. 이런 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M&A 행보는 거침없었다. 코카콜라베버리지컴퍼니(CCB)를 지난 2007년 말에 사들여 1년만에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시켰고 올 1월에는 더페이스샵을 전격 인수, 화장품 업계를 놀라게 했다. '과연 차 사장'이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화려한 업적이니 만큼 우쭐할 만도 하지만 차 사장에게 이런 일들은 과거지사일 뿐이다. 그래서인지 차 사장은 지난 13일 인터뷰가 시작되자마자 "이전의 성공을 잊고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으로 되돌아가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운을 뗐다. "자만심으로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지 않는다면 실패는 불가피합니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불편해 하는지 항상 고민하고 경쟁사보다 빨리 대처하는 것만이 생존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전략적으로 감수성이 필요하고 민첩성의 날도 세워야 합니다." 안주하면 도태된다는 평소 그의 신념이 느껴졌다. 차 사장의 걸어온 길도 이 같은 삶의 철학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그는 경기고 졸업 이후 고려대 법대에 입학했지만 곧바로 입대, 제대한 뒤 바로 미국 유학을 갔다. 지금이야 외국 유학이 흔한 일이지만 1970년대 당시만해도 학부과정으로 유학을 가는 것은 모험에 가까운 매우 드문 일이었다. 미국에서 회계사 자격증을 따고 코넬대에서 경영학석사(MBA)까지 마쳤지만 법조인에 대한 미련으로 인디애나대에서 로스쿨까지 마쳤다. 공부 기간이 길다 보니 남들보다는 늦은 32살에 첫 직장인 미국 P&G 본사에 들어갔다.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편한 길을 버린 것이다. 이곳에서 그는 입사 10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한다. "미국인 동료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그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했고 오랫동안 쉼 없이 일하다 보니 결국 임원이 됐습니다. 고생을 하기도 했지만 이런 경험이 저를 더욱 강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그가 젊은이들에게 기회가 될 때마다 영화배우 제임스 딘이 남긴 "영원히 살 것처럼 꿈꾸고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라"는 말을 건네는 것도 이런 경험의 소산이다. 차 사장은 M&A 작업이 진행될 때마다 수천 쪽에 이르는 영문 서류를 꼼꼼히 챙기는 등 본인이 일일이 실무를 처리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코카콜라ㆍ더페이스샵 인수 모두 8개월간 별도로 전담팀을 만들지 않고 그가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결국 차 사장이 코카콜라를 사들이면서 음료 사업부가 새롭게 추가됐고 더페이스샵의 인수로 화장품 사업부가 커지면서 현재의 생활용품ㆍ화장품ㆍ음료 사업부라는 진용이 갖춰진 것이다. 그는 "바다에서도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곳에 좋은 어장이 형성되듯 서로 다른 사업 간의 교차지점에서 새로운 사업기회가 창출될 것"이라며 "기존 생활용품과 화장품 사업 사이에는 교차점이 한 개뿐이지만 음료 사업의 추가로 교차점이 세 개로 늘어나면서 회사 전체에 활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화장품 사업의 해외 사업 확대에 힘쓰겠다는 뜻도 밝혔다. LG생활건강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25%를 넘어서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0.1%도 안 된다. 차 사장의 표현을 빌리면 "바다 건너 저편에 무한한 기회가 널려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더페이스샵의 해외 사업은 우수한 품질의 화장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훌륭한 모델"이라며 "현재 18개국에 진출해 있는 데 중국과 동남아에 있는 LG생활건강 법인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해 시장을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 차 사장은 인재관도 남다르다. 그는 직원의 재능보다는 정직과 성실성에 후한 점수를 준다. 한 방향으로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결국 재능만 믿고 자만하고 안주하는 이들보다 멀리 갈 수 있다는 신념 때문이다. 실패하더라도 변화를 주고 도전하는 문화를 장려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차 사장이 요즘 고민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조직을 보다 창의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전사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i-3.0'은 그런 고민의 산물이다. i-3.0는 혁신 프로그램을 의미하며 여기서 i는 혁신의 '이노베이션(innovation)'과 '아이디어(idea)'를 가리킨다. 매주 수요일 오후4시부터 일을 잠시 놓고 아이디어 회의를 하거나 회사 게시판에 아이디어를 올리는 게 이 프로그램의 골자다. 특히 게시판에 올라오는 아이디어를 대리급의 사원들로 구성된 'i-board'에서 평가하도록 해 직원들의 주인의식이 자연스럽게 올라가도록 유인했다. 차 사장은 "미국은 바보에 의해 운용되도록 천재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한다"며 "우리 회사 역시 소수의 경영자에게 의존하는 시스템을 탈피해 직원의 아이디어가 기업 운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석용 사장은 ▦1953년 서울 ▦1974년 서울 경기고 졸업 ▦1981년 뉴욕주립대 회계학과 졸업 ▦1985년 미국P&G 입사 ▦1999년 한국P&G 사장 ▦2001년 해태제과 사장 ▦2005년~현재 LG생활건강 사장 ▦2008년~현재 코카콜라베버리지컴퍼니 사장▦2010년~현재 더페이스샵 사장 "생활용품·화장품·음료 3개 사업부 균형에 초점" ■ 차석용 사장 "매출비율 1:1:1 목표"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 ▦화장품 ▦음료 등 3개 사업부로 이뤄져 있다. 차석용 사장은 3개 사업부가 솥발처럼 균형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한 구조라고 보고 있다. 한마디로 '정족지세(鼎足之勢)'의 미학을 구현하면 사업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예를 들어 전통적으로 여름에 약한 화장품 사업과 여름이 성수기인 음료 사업이 서로의 계절 리스크를 상쇄해주는 식이다. 차 사장은 "지난해 말 기준 생활용품ㆍ화장품ㆍ음료의 매출이 대략 1대0.7대0.07 수준인 데 장기적으로는 각 사업이 1대1대1이 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특히 더페이스샵 인수로 화장품 사업이 0.7에서 1의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사업구조가 3개 사업부의 정립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가장 열세에 있는 음료 사업부의 보강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장에서도 차 사장이 코카콜라에 이어 음료 업체를 추가 인수합병(M&A)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차 사장은 이런 관측에 대해 "외부자금 조달이나 자사주 매각, 코카콜라나 더페이스샵의 기업공개 등을 통해 (기업 인수에 따른) 자금을 마련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우회적으로 M&A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그간 기업 인수와 관련해 특출한 수완을 보여준 차 사장이기에 그의 이런 구상과 자신감이 향후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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