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농협은행이 국민은행 찾아간 까닭은

동종업계 아픔 홍보에 이용<br>"상도의 없는 도발" 지적에 실수 사과·재발방지 약속


지난 6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국민은행 본점. 이날 오후 농협은행 홍보팀 실무직원 2명이 국민은행 홍보팀을 찾았다. 농협은행 직원들은 최근 벌어진 일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사연은 이랬다. 지난 5일 농협은행은 서울 지역 181개 지점장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정도경영 실천 및 경영목표 달성' 결의대회를 열었다. 농협은 이날 결의대회의 내용을 보도 자료로 내놓으면서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금융회사의 모럴해저드 및 각종 비리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결의를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농협은행이 이날 자료를 개별 언론에 설명하면서 시작됐다. 농협은행은 이날 일부 언론에 대해 비공식 브리핑을 하면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금융회사의 모럴해저드'와 관련, " '비리 백화점'으로 전락한 국민은행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반영, 일부 매체는 기사를 작성하면서 '제2의 국민은행이 되지 말자'는 부제를 달기까지 했다. 가뜩이나 '비리 백화점' 등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동업자'인 농협은행 측의 '자극(?)'에 국민은행 직원들은 기분이 상할 대로 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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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홍보팀 직원들은 부랴부랴 국민은행을 찾아 도덕적 해이와 비위를 미리 예방하기 위한 설명을 하던 도중 실수가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상처 입은 국민은행 직원들의 마음을 열기는 쉽지 않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농협도 전산 사태와 각종 금융 사고 등이 끊이지 않았던 곳 아니냐"며 "동종 업계가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도발(?)을 하는 것은 상도의에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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