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 세계에도 동성애가 있었다?’ 23일 개봉하는 99년작 '고하토'는 '막스 내사랑' 이후 13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오시마 나기사(81) 감독이 가장 최근에 만든 영화다.
영화의 배경은 1860년대 교토의 사무라이 집단 ‘신선조’. 주인공은 치명 적으로 아름다워서 다른 무사들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미소년무사 가노 소자부로. 영화의 제목 ‘고하토(御法度)’는 ‘금지돼 있는 일’을뜻하는 일본어로 데뷔 이후 줄곧 사회적ㆍ개인적 차원에서의 금기(禁忌)에 도전해오던 노장 감독의 성향을 반영한다.
메이지 유신이 일어나기 몇 년 전 교토에서 두 명의 청년이 신선조의 새 무사로 뽑힌다. 부잣집 아들 출신으로 미소년처럼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18살의 가노 소자부로와 하급무사 출신의 다시로 효조가 그들. 총장 곤도와 부장 히지가타는 이들의 ‘남다름’에 주목한다.
가노는 검술 솜씨도 꽤나 뛰어나지만 남성들의 집단인 군대에서는 위험할수밖에 없는 동성애적 매력을 풍긴다. 그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는 다시로는 사랑을 고백하지만 거절 당하고 이후 두 사람에 대한 소문은 부대 내에 서 공공연하게 떠돌아다닌다. 혹시 가노가 다른 남자들의 구애를 바라는 것일까? 둘 사이의 소문과 함께 가노에게 성적인 호감을 갖는 사람은 하나 , 둘 늘어난다. 결국 선배 야지마와 관계를 갖는 가노. 하지만 야지마는 다시로를 없애겠다고 말하고 얼마 뒤 숨진 채 발견된다.
가노로 인해 부대 내에 부는 이상한 바람을 잠재우기 위해 곤도 총장과 히 지가타 부장은 감찰관 야마자키를 시켜 그를 요정에 데려가라고 명령한다. 하지만 가노는 오히려 야마자키를 유혹할 뿐, 요정 최고의 미인을 만나서도 손 하나 까닥하지 않는다. 이어 야마자키를 노리는 두번째 살인 시도 가 발생하고 신선조의 부대는 점점 혼란스러워진다. 주인공 소자부로 역의 마쓰다 류헤이는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6살의 소년으로 일본내 인기가 오 르고 있다. 상영시간 100분. 15세 이상 관람가.
강동호 기자 easter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