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중국이 동유럽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습니다. 먼저 일본은 지난 6월 비셰그라드(Visegrad)그룹과 정상회의를 통해 원전 수출 등 에너지·안보 협력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비셰그라드그룹은 헝가리·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4개국의 협의체입니다.
지난달에는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 등 주요 인사들이 방일, 양국 간의 정치·경제·문화 전반에 걸친 협력 강화를 논의했습니다. 졸탄 버로그 인적자원부 장관, 미하이 버르거 경제부 장관이 동행한 데다 방문 일정에 정상회담, 비즈니스 및 투자포럼, 대학교 강연 등이 포함됐습니다. 헝가리가 일본을 중요한 동반자로 여기고 있다는 이야기죠.
중국은 한발 더 앞서 있습니다. 지난해 4월 원자바오 전 총리가 중동부유럽 16개국과 정상회의를 열었고 이후 중국기업들의 중동부 유럽 공략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동양인이 드문 헝가리에도 중국인들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일본과 중국이 동유럽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최근 몇 년간 유럽연합(EU) 재정위기의 영향으로 잠시 주춤하기는 했지만 동유럽의 파워는 점차 강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동유럽의 네 마리 용이라고 할 수 있는 비셰그라드 회원국은 1995년 EU의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총 9,030억달러로 전체의 5.42%를 차지했습니다. 대외교역량도 EU 가입 전후로 크게 늘어 2005년 이후 수출은 연평균 12.9%, 수입은 11.5%씩 성장해왔습니다.
비셰그라드 지역은 서유럽보다 낮은 임금수준, 우수한 노동력, 물류 부문에서의 용이성이라는 장점도 갖고 있습니다. 내수시장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성장 중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이 지역을 공략하고 있는 겁니다. 비셰그라드 국가들은 역으로 동진정책(東進政策)을 펴면서 윈윈 전략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브릭스(BRICs) 대체시장으로까지 언급될 정도입니다. 우리 기업과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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