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당분간 1080원대 전후 등락 반복"

■ 원·달러 환율 전망은<br>미국發 충격 해소 쉽잖아<br>작은 쇼크에도 요동 가능성<br>수출업체 환리스크 커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앞으로 2년간 제로금리를 유지한다고 선언하면서 급등하던 원ㆍ달러 환율의 방향성이 일순 바뀌었다. 하지만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개장 초반 무려 13원 이상 급락(원화가치 상승)하다가 시간이 갈수록 낙폭을 줄이는 등 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남아 있어 당분간 외환시장은 달러당 1,080선을 두고 등락이 엇갈리는 장세를 연출하겠지만 미국이 2년간 장기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글로벌 약달러에 의한 원화강세 추세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벤 버냉키 FRB 의장이 오는 26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세계중앙은행 연찬회에서 제3차 양적완화(QE3)를 비롯한 추가 부양책을 시사한다면 원화강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10일 환율의 움직임은 시장의 불안심리를 그대로 보여줬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원10전 내린 1,075원에 개장했다. 초저금리 유지라는 버냉키 FRB 의장의 선물에 시장이 화답한 결과다. 그러나 간만에 복귀한 1,070원선 환율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국내 주식을 대량 매도한 외국인들의 달러 환전 수요가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에 원ㆍ달러 환율은 오후 한때 1,083원대까지 치솟았다. 이후 외국인들의 달러 매수가 기대에 못 미치자 시장 참가자들이 달러를 재매도하면서 환율은 다시 하락해 1,080원으로 마감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외국인들이 주식을 대거 처분하면서 장중 환율이 크게 올랐지만 실제 역송금 수요가 크지 않자 달러 매도가 출회되면서 장 후반 환율이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12조8,000억원어치의 주식을 매도했으나 대부분 프로그램 매물이어서 달러로 환전한 규모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외환딜러는 "시장 참가자들의 눈치보기가 극심해지고 있다"며 "버냉키 의장의 처방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불안감은 여전히 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ㆍ달러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인 1,080원선을 두고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락의 충격이 쉽게 가시지는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조그만 대외충격에도 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수출업체들의 환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원화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정 연구위원은 "경상수지 흑자 등 우리나라의 양호한 경제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원화는 연말까지 1,000원 초반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유선 대우증권 글로벌경제 팀장도 "미국의 저금리 기조 유지는 명백한 원화강세 요인"이라며 "QE3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어 원화강세는 거스르기 힘든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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