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론스타 적격성심사 연기] 계약 데드라인 넘어…최악땐 '외환銀 인수딜' 파기 될수도

론스타선 지연 보상금 등 추가 이익<br>김승유 회장 퇴진 여부 초미 관심으로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합병(M&A) 프로젝트가 금융감독당국의 승인 지연으로 결국 계약상의 데드라인(이달 24일)을 넘어서게 됐다. 이에 따라 최악의 경우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와 하나금융 간 지분매매계약이 파기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계약 당사자 간 추후 협의를 통해 계약이 파기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론스타 측은 외환은행의 현대건설 매각차익과 중간배당 등을 통해 추가적인 이익을 챙길 수 있다. 아울러 하나금융은 지분 인수가 지연될수록 론스타에 더 많은 지연보상금을 줘야 해 결국 국익차원에선 국부유출이라는 부작용까지 초래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김승유 하나금융지주는 1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내일(13일) 이사회를 열고 이번 사안(외환은행 인수 계약 파기 가능성)에 대한 책임 문제를 논의하겠다"며 "저의 거취 문제를 포함해 여러 사안들이 종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김승유 회장 진퇴 갈리나=금융감독당국이 12일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여부 및 하나금융의 론스타 지분인수 승인 여부에 대한 심사를 법원의 최종판결 이후로 미루면서 금융권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딜이 파국으로 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1월 론스타와 외환은행 지분매매계약을 맺으면서 이달 24일까지 인수를 완료하지 못하면 양측 중 누구라도 계약을 일방파기할 수 있도록 명기했다. 이런 가운데 당국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지분 인수 승인을 법원 판결 이후로 늦추게 되면 결국 24일이라는 데드라인은 넘어갈 수밖에 없다. 대법원은 지난 3월10일 외환카드 합병 당시 유회원 론스타 코리아 대표가 '허위감자설'을 유포, 주가를 조작함 혐의로 유죄 취지를 인정한 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낸 상태. 형사사건의 경우 1~2달 만에 재판이 잡히는 경우도 흔하지만 이번 론스타건의 경우 사안이 워낙 중대하고 사건기록도 방대해 고법의 최종 판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 13일 이사회에서 자신의 책임 문제를 안건으로 올리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그는 "금융당국이 법원의 최종 판결 이후로 (외환은행 인수 승인) 심사를 미룬다는데 법원의 판결이 단기간에 나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자가 '그렇다면 본인의 임기(내년 3월)내에 외환은행 인수딜이 종료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냐'고 묻자 기 회장은 "사실상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김 회장이 올해 1년 임기로 연임된 배경에는 '외환은행 인수를 책임지고 완료하라'는 이사회 멤버들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딜이 무산될 경우 김 회장으로서는 자리를 지키기가 쉽지 않게 된 것이다 . ◇꽃놀이 패 쥔 '론스타'=물론 외환은행을 둘러싼 딜이 완전히 물 건너 갔다고 예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하나금융과 론스타 측이 서로 한발씩 양보만 하면 되는 것이다. 하나금융도 12일 론스타와 협의해 가능한 계약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론스타로서는 이미 계약상의 데드라인이 지난 만큼 하나금융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제3자가 나설 경우 언제든지 판을 접을 수 있다. 론스타로서는 딜이 깨지더라도 잃을 게 없기 때문이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인수 후 현재까지 지분 일부(13.6%)를 매각하고 배당을 받아 총 2조4,058억원에 달하는 돈을 회수했다. 이는 투자원금인 2조1,548억원을 이미 다 뽑았다는 뜻이다. 더구나 앞으로 중간배당 등을 통해 추가로 더 돈을 받아갈 수도 있다. 고법의 최종 판결 전까지는 주주자격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외환은행의 현대건설 매각차익 8,000억원 가운데 약 절반가량인 4,000억원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는 하나금융으로부터 외환은행 매매 지연에 따른 보상금까지 덤으로 얻게 된다. 하나금융은 매달 주당 100원씩의 보상금을 론스타 측에 물어줘야 하는 판인데 이는 매월 330억원가량에 달하는 돈이다 . 김 회장도 "금융당국이 이렇게까지 심사를 늦추는 게 결국 국익을 위해 잘한 판단이냐"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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