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기업 감사선임방식 혁파돼야

공기업의 감사들이 해외연수비를 부풀리는 등의 방법으로 공금을 착복한 혐의가 경찰에의해 무더기로 적발됐다. 공기업 감사들이 주축이 돼 구성된 임의단체인 감사협의회의 사무총장은 이 같은 파렴치 감사들과 짜고 34개 공기업으로부터 2억3,000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는 공기업이나 민간기업을 막론하고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함께 독립성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다. 기업 내의 경영 또는 직무상의 비리를 적발해 시정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비리에 연루된 감사들은 도덕성 수준에서 이미 자격미달이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민간기업을 상대로 사외이사제도 감사위원회 감사선임위원회 등 내부 및 외부 감사의 공정성 독립성 전문성을 살리기 위한 각종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경영의 투명성 확보가 기업개혁을 위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제도개선에서 무풍지대가 공기업 감사다. 수준이하의 감사 비리사건이 공기업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감사의 선임과정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공기업의 감사는 주로 정부의 고위관료 정치인 군장성 출신자들로 임명된다. 임명 절차는 낙하산식 임명인 경우가 많고, 정권이 신세갚기 식의 인사로 가장 흔하게 이용되는 게 공기업 감사다. 대부분의 공기업의 사장이 정치적 임명인 경우가 많은 터에 사장을 견제해야 할 감사마저 같은 방식으로 임명돼, 사장과 감사가 `형님 아우`하는 사이라면 그런 풍토에서 제대로 된 감사가 이뤄질 리가 없다. 공기업의 사장을 임명할 때는 어느 정도 전문성을 고려하고, 노조의 눈치라도 보는 편이지만 감사에 대해서는 전문성에 대한 고려가 별무인 실정이어서 재무제표를 제대로 식별할 줄 모르는 사람을 감사로 앉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정부가 감사는 적당히 해도 되는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임명과정에서 고도의 전문성은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자질은 검증돼야 하고, 재임 중에 부족한 부분은 소양교육 등을 통해 보완토록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정부는 민간기업에 대해서만 경영투명성을 요구할 게 아니라 공기업에 민간 이상의 경영투명성을 요구해야 한다. 공기업의 부실은 혈세의 낭비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을 바로잡아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대부분의 공기업은 독점사업이라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민간과 경쟁을 하면 도태되기 십상인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공기업은 종웝원 20여만명에 연간 예산 100조원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다. 감사들의 비리연루 사건은 공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우선 감사선임 절차가 혁신돼야 함을 말해주고 있다.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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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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