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최강전] 서두르지 않는 이세돌

제3보(21∼32)


흑21을 두기에 앞서 왕레이는 5분을 썼다. 그가 모처럼 장고를 한 것이다. 그의 시선은 좌하귀에 고정되어 있었다. 아직 좌하귀는 절충이 끝나지 않은 그대로 있다. 쌍방이 손을 대지 않고 결정을 상대방에게 미루고 있는 모습이다. “백으로서는 좌하귀에 한 수를 쓸 여유가 없고 흑으로서는 착점의 결정을 함부로 할 수 없는 고민이 있어요.”(조훈현) 흑이 먼저 둔다면 참고도1의 흑1로 뛰어나오는 것이 제일감이다. 이 수로 좌하귀의 삼삼에 뛰어드는 것은 최근에 청소년 기사들이 기피하고 있다. 백은 2로 하나 받아줄 것인데 그 다음이 어렵다. 호쾌하게 두자면 흑3으로 크게 씌우는 것이다. 윤준상이 조훈현을 상대로 기성전에서 시도했던 패턴이다. 그러나 백4가 이 경우에 적절한 맥점으로 떠오른다. 백6까지 되고 보면 흑의 소득이 신통치 않은 모습이다. 그렇다고 참고도2의 흑3으로 압박하는 것은 백4 이하 흑17까지가 예상되는데 하변의 흑진이 별로 웅장하지 않다는 점이 흑의 불만이다. 고심끝에 왕레이는 27로 양걸침을 하고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29로 쳐들어가는 길을 선택했다. “이세돌이 전혀 서두르지 않고 있어요. 뭔가를 보여줄 때가 되었는데….”(김승준 8단)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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