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최근 베네수엘라 파업 사태와 이라크전 발발 우려로 인한 유가 상승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하루 산유량 쿼터를 150만 배럴 늘리기로 12일 결정했으나 유가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쉽게 누그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이 13일 보도했다. 현재 유가는 지난 주 배럴당 33달러까지 치솟는 등 30달러를 웃돌며 2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통신은 이 같은 분석의 주요 근거로
▲증산 규모가 베네수엘라의 파업으로 인한 수급차질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인데다
▲이라크전 발발 우려가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OPEC 주요국들의 생산량이 이미 쿼터를 넘고 있어서 실질적인 증산량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점을 꼽았다.
런던의 원유거래 중개업체인 피맷 인터내셔널의 나우먼 배러캣 팀장은 “원유가가 소폭 하락할 수는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이라크 문제가 남아 있다”며 “시장이 일단 이번 뉴스를 소화하고 나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OPEC의 제3위 석유 생산국인 베네수엘라가 파업으로 인해 지난 12월 원유생산 량이 전달보다 230만 배럴이나 줄어든 상태여서 이번 150만 배럴 증산 결정이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
이와 관련, 베네수엘라를 주요 원유 수입국으로 두고 있는 미국의 경우 이번 사태로 원유 재고량이 3일 현재 2억7,500만 배럴에 그치고 있다. 이는 지난 76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여기에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지난 12월 실질적인 생산량이 쿼터(700만 배럴)를 크게 초과하는 800만 배럴에 달해 이번 생산량 쿼터 증가의 의미가 크게 퇴색한 상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