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 국가경쟁력 둘쭉날쭉 왜?

IMD 2단계↓ 31위 WEF 12단계↑ 11위<br>"기업인 설문조사에 의존해 한계"<br>기업인 역할등엔 후한 점수-정부부문은 낮게 평가<br>정부 "IMD 작년 조사일뿐…올해는 향상될것"


양대 국가경쟁력 평가 기관인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과 세계경제포럼(WEF)의 조사 결과에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같은 해 평가인데도 한국의 경쟁력 순위가 들쭉날쭉하기 때문이다. 각국 경쟁력을 파악하는 데 유용한 보조 지표지만 특정 기간 기업인들의 설문에 의지한 탓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IMD가 15일 공개한 ‘세계경쟁력연감 2008’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55개 국가 및 지역 경제 가운데 종합 국가경쟁력에서 31위로 지난해의 29위에서 두 계단 하락했다. 2008년 경쟁력 평가지만 실제 조사는 지난해 이뤄졌다. 반면 지난해 10월31일 WEF가 발표한 ‘2007-2008 세계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131개 평가 대상국 가운데 11위를 차지했다. 순위가 전년의 23위에서 무려 12단계나 뛰어올라 경쟁력 순위가 가장 향상된 국가로 꼽혔다. IMD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조사였는데도 정반대의 결과를 보인 것이다. 이처럼 조사기관에 따라 큰 차이가 나는 것은 기업인의 주관적인 인식 자체가 특정 시기별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IMD는 55개 국가ㆍ지역 경제의 공식 통계와 4,000여명 민간기업 경영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가경쟁력 순위를 도출했다. WEF 역시 세계 131개국 1만1,000여명의 기업경영자 설문 결과를 중심으로 순위를 매긴다. 두 기관의 순위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목이다. 가령 IMD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기업활동 위험 정도, 관료제의 기업활동 방해 정도, 규제에 따른 기업경쟁력 저하, 노사관계 생산성 등에서 최하위의 점수를 받았다. 반면 기업윤리 실천 정도, 경영자들의 사회적 책임성, 고객 만족도, 세계화에 대한 긍정성 등의 측면에서는 최상위로 평가됐다. 이는 우리 경제의 현실을 반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거꾸로 기업인들이 우리 국민들의 눈높이와는 달리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매긴 반면 정부 및 인프라 부문에는 불만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당시 재정경제부도 IMD의 2007년 국가경쟁력 평가 발표 때 “일정 기간 일부 기업인들의 대상으로 주관적 의사를 조사하는 설문조사 항목에 좌우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일부 불합리한 부분에 주목하고 해석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전년보다 3단계 상승한 29위를 기록했지만 정부 효율성 부문이 낮게 평가됐다며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 순위가 떨어졌는데도 오히려 긍정적인 해석을 내놓았다. 규제완화, 감세,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 등 MB 노믹스의 필요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재정부는 “2008년도 IMD 국가경쟁력 평가는 주로 2007년도 실적을 기초로 이뤄진 것”이라며 참여정부와 선을 그은 뒤 “세계적 수준의 기업환경 조성 노력이 결실을 맺을 경우 국가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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