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11월 18일] 경기침체 예고하는 기업투자 위축

투자부진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설비와 건설 투자액이 전년동기 대비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것이다. 여기에다 서울경제신문이 실시한 기업 설문조사에서도 설비 및 건설투자는 앞으로 더욱 위축될 것으로 나타나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투자부진은 고용사정 악화와 성장잠재력 약화를 부른다는 점에서 여간 걱정스러운 일이 아니다. 설비투자는 2.3% 늘어나 전년 동기의 8.0%에 비해 크게 떨어졌고 건설투자는 더욱 부진해 -1.1%를 기록했다. 특히 투자선행지표인 기계수주액과 건설수주액을 보면 투자부진 현상은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보여 올해 투자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 9월 민간 제조업의 기계수주액은 53.3% 줄어 관련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97년 6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고 건설수주액은 40.4%가 줄었다. 여기다 10월 들어 리먼브러더스 파산 등으로 금융시장이 극심한 위기를 맞았고 그 여파로 실물경제 침체가 가시화되면서 기업들의 투자심리는 더욱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실제로 유동성 확보가 급해지면서 투자계획을 보류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는 기업이 속출하는 실정이다. 당분간 투자부진 현상이 개선되기는커녕 악화되지 않으면 다행인 셈이다. 투자가 일어나지 않으면 일자리가 늘어날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신규 일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판에 투자가 뒷걸음질을 치면 고용사정은 더욱 나빠지고 결국 경기침체가 심화될 게 뻔하다. 투자부진의 또 다른 문제는 성장잠재력 약화다. 우리 경제의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투자 활성화는 당장 경기의 추가 하강을 막고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한 시급한 과제다.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과감한 규제혁파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국내외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커 기업들은 선뜻 투자할 마음을 갖기 어려운 상황인데 규제의 걸림돌까지 가세하면 투자는 한층 어려워진다. 기업들도 너무 움츠러들지만 말고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적극적인 경영활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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