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과 천당을 오간 주가 속에서 개인투자자들은 물론 증권사 영업직원,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 모든 시장 참여자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다. 널뛰기 장세속 각 시장참여자들의 표정을 모았다.○…개인투자자들은 요즘 주식투자를 하면서 삼무(三無)에 시달리고 있다고 푸념. 정보력, 돈, 신념이 없어서 당하기만 한다는 것.
특히 9, 10일 주가지수가 급등락하면서 개인들은 삼무의 설움이 절실.
기관, 외국인에 비해 정보력이 떨어지니 장세 대응이 어렵고 이들이 하는대로 대형주를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사지 못하는 것.
큰 맘먹고 대형주를 사들고 있자니 이틀사이에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일이 벌어져 주식투자 못해먹겠다는 소리가 객장 곳곳에서 터지기도.
LG증권 미아지점의 한 관계자는 『주식하다가 현기증이 나서 못하겠다며 간접투자상품에 가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며 『개인투자가들이 점차 기관투자가와의 머리싸움에서 이길 수 없는 현실을 깨달아 가는 것 같다』고 언급.
○…선·현물 브로커와 펀드매니저들의 책상에는 담배꽁초가 수북히 쌓였다. 이틀동안에 펼쳐진 숨막히는 머니게임의 잔해물. 전투가 얼마나 치열했고 예상치 못한 시장 결과의 후유증이 어떠했는지를 알게 하는 장면.
증권사의 한 선물브로커는 『10여년 이상 시장을 보았으나 이같은 급등락은 처음이다』면서 『대부분 장세예측이 빗나가 일부 투자자들은 많은 손실을 보았을 것이다』고 평가.
모 투신사 주식펀드매니저는 『10일 프로그램매도물량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고 오전장에 징후가 보여 일찌감치 보유주식을 매도했다』면서 『오후들어 급변한 시장상황을 그저 바라만 보았다』고 고백.
또다른 펀드매니저는 『이틀동안의 주식급변동은 수급 및 펀더멘탈에 의한 것이 아닌 심리적인 요인으로 발생한 것이다』면서 『이럴 경우 주가향방에 대한 예측이 더욱 어려워지는 만큼 개인투자자들은 신중히 시장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
○…주가가 크게 출렁거리자 매일 매일 시황분석을 하는 전문가들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 각 지점에서 급등락장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시장이 흘러갈 것인지에 대해 문의가 잇따르고 있지만 뚜렷한 대답을 찾지 못한채 회의만 거듭. 일부에서는 시장흐름을 얘기하는게 겁이 날 정도라며 시황예측 무용론까지 거론할 정도.
J증권 투자분석팀 관계자는 『최근 시황전망이 빚나간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이 비웃고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며『이번 상황을 계기로 국내 시황분석분야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자성론을 펴기도. /이정배 기자 LJBS@ 임석훈 기자 SHIM@ 정명수 기자 ILIGHT3@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