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공공기관이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을 통해 구매하는 품목이 크게 늘어나고 적격심사 대상이 대폭 확대된다. 특히 이들 품목은 대부분 최저가낙찰제 적용대상에서 제외돼 업체간 입찰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조달시장에 참여하는 중소기업들은 신용평가등급과 기술력ㆍ품질관리능력 등을 높여야 치열한 공공구매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된다. 납품계약을 따내려면 납품이행능력ㆍ입찰가격ㆍ신인도 등을 종합평가하는 적격심사에서 경쟁자들을 물리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쟁을 피하려면 정부로부터 제품에 대한 성능인증을 받아 성능보험에 가입한 뒤 수의계약을 따내야 한다. 하지만 경쟁자들도 이런 방법을 동원할 게 뻔해 머지않아 경쟁입찰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 ◇신용등급 평점 최대 관건=공공기관이 중소기업협동조합과 단체수의계약을 통해 구매해온 중소기업 물품은 지난해 138개 5조2,110억원 규모다. 하지만 내년에는 95개 물품 3조5,116억원으로 줄어들고 2007년에는 아예 없어진다. 이들 138개 품목과 종전에 경쟁물품으로 지정됐지만 유명무실하게 운영돼왔던 140여개 품목 중 상당수가 내년부터 중소기업들이 ‘군침’을 삼킬 만한 매력을 가진 중소기업자간 경쟁물품으로 지정돼 공공구매 입찰시장을 달구게 된다. 현재 중소기업자간 경쟁물품 중 2억1,000만원(추정가격 기준) 미만은 최저가낙찰제 적용대상이지만 내년부터는 3,000만원 미만으로 축소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중소기업자간 경쟁물품에 대해서는 아예 최저가낙찰제 적용을 배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어서 덤핑입찰의 폐해가 사실상 사라질 전망이다. 신용평가등급 등 납품이행능력이 우수한 중견기업들은 이 같은 경쟁체제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신용평가등급이 좋으면 입찰가격을 낮춰 쓸 수 있는 여력이 생기고 그만큼 낙찰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매출, 상시근로자 수 등을 감안해 2~3개 등급으로 나눠 등급별 경쟁을 시키더라도 양상은 비슷하다. ◇각종 인증으로 약점 만회해야=중소기업자간 경쟁물품 낙찰자는 예정가격 이하로 입찰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낮은 가격을 쓴 입찰자부터 납품이행능력을 심사해 결정한다. 납품이행능력은 ▦추정가격 10억원 미만 물품의 경우 신용평가등급 ▦10억원 이상 물품의 경우 신용평가등급과 납품실적ㆍ기술능력을 심사해 점수를 매긴다.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의 대부분이 10억원 미만이므로 지금의 심사항목ㆍ배점이 적용된다면 경영상태(30점), 입찰가격(70점)과 신인도(6~-2점)를 평가해 낙찰자를 선정하게 된다. 낙찰가격을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기 때문에 낙찰자가 되려면 무엇보다 좋은 신용평가등급 평점을 받아야 한다. 입찰을 따내는 중소기업의 신용평가등급은 대부분 BBB+(28.7점)~BB0(28.0점) 사이. B0(27.5점) 등급 업체가 낙찰자로 선정되긴 쉽지 않다. 신용평가등급이 뒤지는 기업들은 신기술ㆍ성능인증, 특허ㆍ실용신안, 환경표지인증, 애프터서비스망 또는 기술자 확보, 벤처확인이나 기술혁신형중소기업(INNO-BIZ) 지정, 공동수급체 구성 등을 통해 높은 신인도 점수를 받아 보충해야 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단체수의계약제도가 사라져감에 따라 조달시장도 입찰에서 경쟁업체들을 따돌릴 수 있는 납품이행능력을 갖추거나 성능보험에 가입해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길밖에 없다는 점을 중소기업들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