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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들은 가장 묻고 싶은 질문을 쉽사리 입밖에 내놓을 수 없었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롯데그룹의 경영은 전혀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롯데의 미래니까 같이 힘냅시다."
신동빈 회장은 귀국 이튿날인 4일 각 계열사의 사업 현장을 챙기며 동분서주했다. 같은 시간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단 37명은 그를 "롯데그룹을 경영할 적임자"라며 사실상 '충성맹세'를 했다.
신동빈 회장은 당분간 현장 경영에 집중하며 그동안 롯데그룹에 쏟아진 우려를 불식시키고 사업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방송에 '폭로전'을 펼쳐 역풍을 맞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별화하고 '롯데의 대표'는 자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는 의도다.
이날 첫 일정으로 경기도 오산연수원에서 신입사원 300여명과 만난 신동빈 회장은 "그룹의 경영에는 전혀 흔들림이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하며 "국내에서 성장한 롯데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겪는 진통"이라고 밝혔다. 또 "기업에서는 인재가 제일 중요하고 여러분이 바로 롯데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전날 신격호 총괄회장과의 면담 직후 그룹의 '미래 상징물'인 롯데월드타워를 방문한 데 이어 이번에는 또 다른 '미래'인 신입사원들과 자리를 함께하면서 "롯데의 미래는 내가 책임진다"고 대외에 알린 것이다.
신동빈 회장은 이어 인근의 물류센터를 방문했다. 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당분간 각 계열사 사업 현장을 잇따라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의 공백을 메우고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롯데그룹 사장단은 신동빈 회장의 이 같은 노력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와 동참의 뜻을 나타냈다. 사장단은 "창업자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존경하며 롯데그룹을 이끌어갈 적임자가 현 신동빈 회장이라는 데 지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은 "롯데는 특정 개인·가족의 전유물이 아니라 주주·협력사·소비자들을 위한 기업"이라며 "사실과 상식에 반하는 일련의 사건들로 전 국민이 우려하고 있지만 사장단이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 롯데 임직원들 사이에 편을 가르는 등의 조짐은 전혀 없으며 사업에 매진하자는 데 뜻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