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세자릿수 환율, 최경환 청문회·금통위가 첫 시험대

■ 환율 6년만에 1010원 붕괴<br>발언 수위따라 요동… 경상흑자에 달러 밀물<br>당국 개입도 역부족<br>美양적완화 종료 10월… 원화 약세 돌아설수도


원·달러 환율 지지선의 하단인 달러당 1,010원선마저 무너지면서 환율이 조만간 세 자릿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 행진, 전세계적인 위험자산 선호 심리, 속도 조절만 하는 당국의 스탠스 등으로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일시적으로 세 자릿수까지 떨어지겠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가 종료되는 10월을 분기점으로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부 개입에도 '역부족'=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09원20전에 장을 마쳐 4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했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고 수출업체의 달러 이월 물량까지 시장에 나왔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도 원·달러 환율 하락을 부추겼다. 외국인은 지난 2거래일 동안 3,400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한 데 이어 이날도 2,3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당국은 즉각 시장 개입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1,010원선이 무너진 직후 외환 담당 실무자 공동 명의로 "기업과 역외 등 수급 주체의 거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며 "외환당국은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가 지나치게 한 방향으로 쏠릴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외환시장 딜러는 "당국 구두 개입 이후 환율이 50전 정도 올랐지만 이내 떨어졌다"며 "당국의 미세 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이 들어온 것으로 보이지만 다시 1,010원대로 올려놓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속도 조절에만 주력하는 당국, 환율 세 자릿수 가나=원·달러 환율 1,010원대가 무너진 가운데 당국도 강력한 개입 의지가 없어 보여 세 자릿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1,050원선이 무너진 후에도 정부는 강력하게 현물을 사들이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하락 압력이 워낙 강하다 보니 환율 레벨을 올리기보다는 속도 조절에만 주력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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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초저금리 기조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혀 일시적으로 환율이 98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역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오히려 늘어나고 있어 환율이 일시적으로 1,000원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양적완화 종료되는 10월이 분기점=다만 달러의 방향성은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가 완료되는 10월을 전후해 바뀔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전 연구원은 "그때가 되면 금리 인상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고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 압력도 상당해 달러가 다시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연말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4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도 "현재 비둘기파인 연준의 기조가 10월과 11월을 기점으로 조금만 매파적으로 바뀌어도 달러가 강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말 환율 전망치를 1,040~1,050원으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이날 보고서를 통해 최근의 원화 강세 기조가 하반기로 갈수록 약세로 반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5월 광공업 생산이 악화되는 등 국내 경제활동이 둔화되고 있다"며 3개월 이후의 환율 전망치를 기존 1,010원에서 1,030원으로 높여 잡았다. 골드만삭스는 이어 "한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이지만 3·4분기에 깜짝 인하할 위험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와 7월 한은의 경제정책 방향 발표, 7월 중순 기재부의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등 굵직한 이벤트가 있어 단기적으로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손 연구원은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굵직한 이벤트가 몰려 있어 그 결과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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