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연초까지만 해도꿈의 지수로만 여겨졌던 1,300-700시대를 열게 한 원동력으로 간접투자의 활성화 즉,`펀드의 힘'이라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특히 적립식 열풍으로 대변되는 간접투자의 활성화가 `천수답'으로 대변되던 우리 나라 증시 체질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 같은 체질변화가 지속적인 자금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 올들어 우리 증시가지난 10년 동안 갇혀있던 박스권에서 벗어나 이른바 대세 상승의 길로 접어들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주식형 펀드가 `효자'= 주식형 펀드 수탁고는 지난달 29일 22조원을 돌파했으며 이른바 `월말효과' 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낸 적립식 펀드 수탁액도 10월 말 현재11조원을 넘어서는 등 매월 자금이 급속도로 불어나는 자금의 선순환 구조가 이제는정착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저금리 기조로 인해 투자자들의 위험자산선호가 높아지면서 펀드로 들어온 자금이 증시에 유입되고 이로 인해 증시가 지속적인 활황세를 구가하게 됐으며 이같은상승세가 다시 펀드에 자금이 모이게 하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식형 펀드에는 이달 들어 다소 자금유입 규모가 둔화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1조6천353억원이라는 뭉칫돈이 새로 유입됐으며 전달인 10월에는 무려 3조2천132억원의 자금이 쏟아져 들어왔다. 휴일을 포함해 매일 최소 1천억원 이상의 거액이들어온 셈이다.
이러다 보니 자금 운용을 담당하는 펀드매니저들은 주식을 사도 사도 끝이 없이쏟아져 들어오는 자금으로 인해 매일 새로 편입할 종목을 가려내기 위해 고심을 거듭해야하는 등 이른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펀드 자금의 선순환구조는 그동안 국내 증시를 좌우해 오던 외국인 투자자의 대안세력으로까지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 10월 외국인들이 이익실현을 위해 20일 넘게 무려 3조원의 주식을팔아치울 때도 꿋꿋하게 시장을 떠받치는 등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했을 뿐아니라 금세 상승탄력을 회복할 수 `실탄'역할까지 했다는 것이다.
◆증시자금 선순환 지속 기대= 간접투자 활성화를 통한 증시자금의 선순환 구조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증시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무엇보다 이날 출범한 퇴직연금제도도 향후 주식형 펀드의 자금력에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자산운용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오히려 올해보다 펀드로의 자금유입을 더욱 강화시켜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세중 선임연구원은 이날 시황코멘트를 통해 "내년에도 올해와같이 적립식 펀드 개념의 지속적 확장과 자사주 매입지속, 기업연금 도입효과로 인해 유통시장의 수요 우위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증시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향후 많게는 수 조원에 달하는 새로운 유동성의 원천이 생기는 만큼 주식시장은 80년대 이후 미국시장의 대세 상승기와 유사한 폭발적인성장을 경험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도 "간접시장 활성화가 우리 증시가 한 단계성숙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데 이견이 없다"면서 "내년에도 이 같은 기조가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올 연말을 기점으로 8.31 부동산대책과 증시 선순환구조 정착 등이가계 자산포트폴리오의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되며 이 같은 변화는 우리 증시를 또 한차례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증시전문가들은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