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8월 12일] 영어 말하기

한국 직장인의 70%가 영어 공부를 하고 있거나 할 계획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인의 평균 CBT 토플 성적은 2005년~2006년 77위였지만, CBT가 iBT로 바뀌면서 111위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하락은 iBT에 말하기가 추가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투입과 산출면에서 보면 한국인의 영어 공부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닌가 하는 자괴심마저 든다.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은 필자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틈틈이 온라인 강의도 듣고 영자신문도 읽으며 영어를 손에서 놓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거리낌 없이 논리적인 주장을 펴기에는 아직도 어려움이 많다. 한국인이 영어 말하기를 읽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려워하는 것은 말하는 기회와 연습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읽기는 책상에 앉아 공부할 수 있다. 그러나 말하기는 책상 앞에서 공부할 수 없고 공식처럼 외울 수도 없다. ‘family’ 라는 쉬운 단어도 발음해보지 않으면 그저 책 속에 있는 단어일 뿐 나의 입을 통해서 다른 이에게 전달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필자는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첫째는 ‘소리내 읽기’다. 영자 신문이건 영문 자료건 눈과 머리로 읽지 않고 입으로 읽는다. 모르는 단어를 만나면 그 뜻을 찾기보다는 인터넷을 이용해 발음부터 듣는다. 습관이 되다 보니 눈으로 읽는 것보다 입으로 읽어야 문장의 내용이 더 확실히 파악된다. 혼자 중얼거리다 보면 사무실 동료들에게 미안할 때도 있지만 그 정도는 너그러이 이해해주리라 믿는다. 둘째는 평소 생활에서 필요할 때마다 영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말하다 보면 한국어보다 영어가 먼저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굳이 한국어를 고집하지 않고 그냥 영어로 말한다. 상당히 겸연쩍은 일이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황당하고 우습게 생각하기 십상이다. 우리나라는 영어에 대한 열망은 남다르면서도 평소 영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 꺼림칙한 느낌이 많은 것 같다. 그러다 보니 평소에 연습할 기회가 없다. 우리 사회가 영어 특히 말하기에 대한 포용력이 좀더 커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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