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국내 유권자에게 모습을 드러낸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일성이다. 목소리엔 힘이 있었고, 표정은 결연했다. 인천국제공항 로비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을 마친 뒤엔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인사를 나누는 등 혼잡한 상황에서도 시민들과의 스킨십에 주력해 눈길을 끌었다.
안 전 교수는 11일 오후 6시경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노타이 차림에 백팩을 맨 그는 특유의 수줍은 표정으로 기자회견 장소에 마련된 단상에 올랐다.
차분히 연설문을 읽어 내려가던 안 전 교수는 ‘새 정치’를 언급하는 대목에서 잔뜩 힘을넣었다. ‘정치인 안철수’가 앞으로 어떤 정치로 국민 앞에 나설지 내다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안 전 교수가 “새 정치를 위해 한 발씩 차근차근 나아가며 다시 시작하겠다”고 하자 주변에 모인 시민들과 지지자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안 전 교수는 현 정치권의 답답한 상황을 비유적으로 꼬집기도 했다.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소개했던 영화 ‘링컨’을 다시 한번 언급하며 “영화를 보면 링컨이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직접 나서는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답했다. 노예제 폐지와 남북전쟁을 다룬 작품인 영화 ‘링컨’을 통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여야 대치가 심화되고 있는 국내 정치 세태를 비판한 것이다.
30여분간의 기자간담회를 마친 안 전교수는 곧장 차량으로 향하려고 했으나 이내 발길을 돌려 공항에 모인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등 스킨십을 이어갔다. 차량 앞에서 대기하는 지지자들의 꽃다발을 받아 든 안 전 교수는 차량에 탑승해서도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손을 흔들며 인천국제공항을 떠났다. /영종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