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자원외교의 주요 성과로 꼽혔던 우라늄 해외 자주개발사업이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아사히신문은 우라늄 매장량 세계 2위인 카자흐스탄이 한국과 추진하던 광산개발사업을 동결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카자흐스탄 소식통을 인용, 양국이 우라늄의 제공 방식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개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한국은 우라늄을 원광 상태에서 제공해주기를 희망한 반면 단순한 우라늄 원광 공급국에서 가공국으로 변신을 원하는 카자흐스탄 측은 자국 내 가공공장을 이용하거나 기술을 공여해줄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6대 전략광물 중 해외자주개발실적이 전무한 우라늄은 연간 4,000톤가량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 정부는 지난 2004년 9월 노무현 대통령의 카자흐 순방을 통해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협정을 맺어 브데노브스크 우라늄 광산 공동개발 사업을 확보했고 이를 자원외교의 성공사례로 꼽아왔다. 이와 관련, 이한호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은 “카자흐스탄 우라늄 개발사업은 사실상 끝났다”며 “세계적인 원전 확대 추세에 우라늄광의 중요성이 커지자 카자흐스탄 측에서 우리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 우라늄 개발 실패로 우즈베키스탄에서 추진 중인 2번째 우라늄 개발 사업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우즈벡 잔투아루 우라늄광의 타당성 조사를 올해 완료하고 정밀탐사에 착수할 계획이지만 카자흐스탄과 마찬가지로 우즈벡도 쉽지 않은 조건을 제시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보다 뒤늦게 카자흐스탄 우라늄 확보에 나선 일본은 2006년 8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카자흐스탄을 방문, 가공기술을 제공하기로 하고 우라늄 공급 확대를 약속받았다. 또 지난달 일본 아마리 아키라 경제산업성 장관은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일본의 연간 우라늄 원료 소비량의 30% 이상을 장기공급받기로 합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