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테크포인트] `10억원 만들기’ 허실

`10년 안에 10억원 만들기`열풍이 월급쟁이들을 솔깃하게 한다. 월급 200만원이 안되는 급여 생활자들도 재테크 전략만 잘 세우면 10년 안에 10억원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가능할까? 재테크 전문가들은 `일반인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한다. 일반 샐러리맨이 10억원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을 기고해달라는 일부 언론의 요청에 시중은행의 한 유명 재테크팀장은 “절대 불가능하다”며 거절한 일화도 있다. 최근 시중을 뒤흔들고 있는 10억원 만들기의 기본 뼈대는 이렇다. 우선 투자를 위한 종자돈 1억원을 5~6년 동안 어떻게든 저축해서 모은다는 것이다. 이후 남은 기간동안 부동산이나 주식, 간접투자상품 등을 통해 고수익을 올려 10억원을 만든다는 게 대체적인 줄거리다. 그렇다면 월급이 200만원 정도인 사람이 5년 동안 1억원을 모을 수 있을까? 허리띠를 졸라매 월급의 75%인 150만원을 매달 저축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1억원을 모으는 데는 연리 5%를 가정할 경우 약 5년이 걸린다. 5년 동안은 매달 50만원 남짓한 생활비만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결혼을 했거나 자취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종자돈 1억원을 모으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어떻게든 1억원을 모았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고 남은 5년 안에 원금의 9배를 튀겨 10억원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 고수익을 노리기 위해서는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봐도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해서 성공했다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실제로 주식과 부동산으로 기회비용을 합해 본전 이상을 건지는 사람은 각각 전체의 5%와 15%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그렇다면 샐러리맨이 부자가 되기는 불가능한 것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재테크는 기회다. 꾸준히 저축하고 기다리면 기회는 언제든지 오기 마련이다. `10억원 만들기`기고를 거절했던 시중은행의 재테크팀장은 “한꺼번에 9배나 자산을 늘리는 대박의 꿈은 허상일 뿐”이라며 “착실하게 돈을 모으고 투자 기회를 기다리다 보면 은행이자 보다 높은 이율로 돈을 굴릴 수 있는 기회는 언제든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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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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