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글로컬 금융기업의 부상] "중국서 성공 못하면 아시아서 성공 못해"

우리·하나銀현지법인 설립등 14개 금융회사 ‘차이나 드림’

중국 금융시장을 공략하려는 외국 금융회사들의 움직임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베이징 금융가(金融大街)에는 전세계의 은행·증권·보험사 등 120여 곳이 모여 있다. 금융가는 새로운 건물을 짓는 공사로 늘 분주하다.

“10년 동안 준비한 끝에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중국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아시아 어디에서도 성공하기 힘들 것이므로 반드시 성공하겠습니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중국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두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시했다. 중국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해외진출 성공의 시금석으로 삼는 곳이다. 중국 금융산업은 최근 5년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중국 금융회사의 총자산규모도 지난 2006년 말 현재 60조위안으로 한국의 3.7배 수준이다. 고속 성장하는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현지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신한ㆍ기업ㆍ외환은행 등도 현지법인 설립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민ㆍ산업은행은 지점, 수출입은행은 사무소를 갖고 있다. 은행뿐만이 아니다. 삼성생명과 현대해상은 현지법인, 삼성화재ㆍLIG화재ㆍ코리안리는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캐피탈도 베이징에 사무소를 여는 등 14개 금융회사가 ‘차이나 드림‘을 키워나가고 있다. 중국은 외국계 은행 현지법인과 지점ㆍ사무소의 영업범위에 대해 큰 차이를 둔다. 지점은 인민폐 소매영업을 할 수 없고 100만위안 이상의 개인 정기예금만 받을 수 있다. 현지법인만 중국인 대상의 영업이 가능하다 현지법인을 출범시킨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전략은 소매금융 공략을 위한 프라이빗뱅킹(PB)과 지점 확충이다. 우리은행 중국 현지법인은 현지 은행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중국인들에게 최고의 PB와 카드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좋은 서비스를 정보기술(IT)과 접목하면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 단기간에 네트워크를 확대해 현지화 속도를 높이려 지점을 현재의 4개에서 오는 2010년까지 53개로 확대한다. 하나은행 중국 현지법인은 경영진과 직원을 대부분 중국인으로 채용해 현지인을 대상으로 소매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종석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 행장은 “현지인 대상의 개인수신과 법인수신 전담조직을 본점과 분행에 설치해 초기에 승부를 걸 계획”이라며 “기업을 대상으로 한 여신도 강화하기 위해 여신조직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외국계 은행이 진출하지 않은 동북 3성과 산둥성을 중심으로 2012년까지 총 40개 지점을 만들 계획이다. 기업은행 칭다오지점은 지난해 7월부터 100만위안 이상의 인민폐 수신업무와 외자기업을 대상으로 한 인민폐 대출업무를 하고 있다. 현지법인이 만들어지면 우수 기업 전용창구 등을 통해 VIP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국 기업과 거래하는 중국계 기업이 우선 대상이다. 6~7년 내에 40~50여개의 전국적인 점포망을 갖추고 중국계 우량기업 발굴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또 인터넷뱅킹과 신용카드 업무도 서두를 예정이다. 손대협 기업은행 칭다오분행 부행장은 “중국 기업들은 중국 은행들의 고객만족의식 부족, 제한적인 신용대출 등으로 불만이 많다”며 “반면 한국 은행들이 신용도에 따라 기업을 평가하고 기여도에 따라 금리를 낮춰주는 데 대해 아주 만족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 칭다오지점은 본점 거래처와 대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벌이고 있다. 지금은 외화대출이 주요 업무영역이지만 지난해 말 베이징지점을 만들고 현지법인 전환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지법인을 설립한 후에는 점포망 및 중국인 거래를 확대해 현지화의 기틀을 확고히 다져나갈 계획이다. 특별취재팀=이병관(팀장)·서정명·우승호·문승관 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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