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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로 롯데 경영권 분쟁에 완전히 마침표가 찍힌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주들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안정적인 경영과 성장을 가능하게 할 리더'로 낙점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주주총회는 시작한 지 20여분 만에 신속히 끝났다.
이는 신동빈 회장이 가진 승리의 의미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완승'을 통해 자신의 든든한 기반을 대내외에 확인시키고 공격적인 사업 확장 드라이브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신동빈 회장은 경영권 분쟁으로 잠시 중단됐던 사업 확장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우선은 글로벌 시장 공략이다. 롯데그룹 매출 90%가 현재 한국·일본 양국에서 나오는 상황으로 해외시장을 잡지 못하면 롯데의 성장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핵심시장으로 꼽아온 'VRICI(베트남·러시아·인도·중국·인도네시아)' 5개국을 중심으로 신규 점포 개설과 영업망 확대, 글로벌 협력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롯데백화점·롯데마트와 롯데리아, 롯데호텔 등이 선두에 선 가운데 전 세계 20여개국에서 5만여명의 롯데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의 여파로 진전이 느렸던 굵직한 해외사업에도 다시 속도가 붙게 됐다. 롯데는 현재 중국 청두에서 1조원을 투입해 롯데몰 주상복합타운을 짓고 있으며 베트남 호찌민의 투티엠지구에서는 '에코스마트시티'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밖에 우즈베키스탄에 건설 중인 롯데케미칼의 석유화학단지 준공도 2개월 이내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그동안 전면 중단됐던 국내외 인수합병(M&A) 프로젝트에도 재차 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은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인도네시아와 러시아의 복합쇼핑몰 인수를 검토해왔다. 또 올 들어 각각 1조원 안팎에 인수한 롯데렌탈과 미국의 '더 뉴욕 팰리스 호텔'도 본격적으로 롯데그룹과의 시너지 창출 방안이 실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일 롯데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도 크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주총 직후 "앞으로도 양국 롯데가 각각의 경영성과를 높이는 한편 시너지를 발휘해 세계시장에서 롯데의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1일에도 "한일 롯데제과를 합치면 전 세계 제과 업계 7위, 8위가 되기 때문에 두 회사를 완전히 분리해 협력관계를 없애는 것은 나라 경제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해 세계에서 승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 롯데제과와 일본 롯데제과의 매출은 각각 2조5,000억원 수준이다. 현재 세계 제과 시장 순위가 각각 30위 안팎으로 크지 않지만 힘을 합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밖에 지금까지 분리경영돼온 한국과 일본의 호텔 사업도 시너지 창출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한편 롯데는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국가 경제·사회에 대한 책임도 강화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오는 2018년까지 신입사원·인턴사원을 포함해 총 2만4,000명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35만명인 국내 직간접 고용인원을 2020년까지 59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 국내의 직접 고용인원 수는 9만5,00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