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툰 병원은 의료 여건이 좋지 않은 아르빌 주민들에게 현실적으로 가장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9일 오전 이라크 아르빌 자이툰부대 주둔지 내의 자이툰 병원을 찾은 현지 환자들의 한결같은 말이었다.
지난해 11월 27일 개관한 자이툰 병원은 이 날도 자이툰 장병들의 엄격한 경계속에 100여명에 가까운 현지인 환자들로 북적됐다.
자이툰 병원이 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아르빌 시내에도 병원이 몇곳이 있긴 하지만 의료비가 비쌀 뿐 아니라 의약품 부족 등 의료 여건이 크게 낙후돼 있기 때문.
최근 아르빌 시내의 한 병원에서 혈액형이 O형인 환자에게 A형을 투혈, 사망케한 사건은 열악한 의료 현실을 반증하고 있다.
자이툰 병원에는 근친간 결혼 등으로 인한 유전적 영향으로 특히 사시나 언청이등 안과나 정형외과 환자들이 많이 찾는다.
이날 병원을 찾은 환자중에서도 어른이나 어린아이 할 것 없이 사시 환자가 많이 눈에 띄었다.
사시 수술을 받고 한쪽 눈에 안대를 가린 마주와양(8)도 아버지 무사 이브라힘(41)씨의 손에 이끌려 이날 다섯번째로 자이툰 병원을 찾았다.
이브라힘씨는 "자이툰 병원은 현지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을 뿐 아니라 군의관을 비롯한 병원 관계자들이 친절해 고맙다"고 말했다.
역시 안과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서핀(41.여)씨도 "자이툰 병원의 치료로 질환이 호전되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내과, 정형외과, 가정의학과 등 총 12개과가 개설돼 있는 자이툰 병원은 아르빌에서 병원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하며 매주 나흘간 현지인들에게 무료 진료를 펼치고있다.
하루 150여명의 환자들이 병원을 찾아 지난해 11월 개원한 이후 현재까지 90명의 환자를 수술하고 약 7천500여명을 진료했다.
210평 규모의 에어돔 2개와 컨테이너 부속시설로 구성된 병원은 최대 3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입원실을 갖춰놓고 있지만 빈 병상이 거의 없을 정도다.
자이툰 병원은 또 의대를 졸업한 인턴들과 간호사 등을 대상으로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 아르빌의 의료진 양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강점옥(소령) 간호과장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큰 보람"이라며 "이달 말 귀국하지만 다시 오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쿠르드 자치지역에 대한 각종 민사작전을 펼치고 있는 자이툰 부대도 자이툰 병원의 활동과 현지인들의 반응을 가장 큰 성과중의 하나로 꼽고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