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CEO&Story] 도상철 농수산홈쇼핑 대표



“고급 식품 주력, 2013년까지 취급고 1조 달성” 도상철 농수산홈쇼핑 대표 지난 13일 경기 성남시 판교 신사옥에서 만난 도상철(64·사진) 농수산홈쇼핑 대표는 지난 2002년 농수산홈쇼핑의 전신인 한국농수산방송 상무이사를 시작으로 업계에 발을 들여 놓았다. 초창기 모습부터 쭉 지켜본 도 대표는 국내 홈쇼핑 업계의 산 증인으로 불린다. 그는 최근 시작한 풀HD 방송에 대한 소회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개국 9년 만에 목동에서의 셋방살이를 끝내고 지난 7월 판교지역 세븐 벤처밸리 단지 안 신축 건물에 입주하게 된 일, 자체 스튜디오를 마련한 과정, 마침내 당당히 HD방송 시대를 맞이하게 된 감회 등을 담담히 풀어냈다. 도 대표는 “방송 초기만 해도 홈쇼핑이 이토록 성장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드물었다”고 회상했다. 단지 방송 화면만으로 상품을 확인하고 주문하기에 충분할 만큼 소비자들에게 홈쇼핑 제품의 품질과 서비스에 대한 확신을 주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때 홈쇼핑 업계가 찾은 성장 동력은 고객 위주의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었다. 080 전화를 통해 무료 주문이 가능하게 하고 고객들이 원하는 날짜에 맞춰 상품을 배송하는 등 지금은 대부분의 업체가 당연하게 시행하는 서비스들을 초창기 홈쇼핑 업체들이 선도적으로 진행했다. 이를 통해 홈쇼핑은 고객들에게 서비스의 질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를 확보하게 됐다고 도 대표는 말했다. 도 대표는 “지난해만 해도 홈쇼핑 시장 규모가 커져봤자 7조원 수준에서 정체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다”며 “하지만 과감한 마케팅과 온라인몰의 확대에 힘입어 금년에는 8조5,000억원까지 내다볼 정도로 시장 전망이 좋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농수산홈쇼핑은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여유 있는 젊은 부부들과 독신 가정을 겨냥한 양질의 먹을거리를 대거 선보인 덕에 2003년부터 최근까지 고속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여기에는 식품 안전성 확보를 위한 도 대표의 남다른 노력도 큰 역할을 했다. 별도의 식품안전센터를 만들어 농약과 중금속, 바이러스 등 판매하는 거의 모든 식품군에 대해 철저한 안전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농수산홈쇼핑은 식품 가운데 중국제품이 조금이라도 섞이면 아예 취급하지 않는다. 좀 더 높은 마진을 남기기 위해서 중국산을 쓰는 것이 필요하다는 영업 담당자의 볼멘소리도 나오지만 도 대표의 결심은 확고하다. “식품 안전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것은 우리의 생존전략입니다. 농수산홈쇼핑의 모토가 ‘건강한 먹을거리에서 건강한 생활까지’인 것도 그런 이유죠.” 이러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도 대표는 소비자들에게 ‘식품=농수산홈쇼핑’이라는 인식을 각인시켜 이제까지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도 대표는 “농수산홈쇼핑의 최대 강점은 식품”이라며 “고품질의 식품 생산을 위해 그룹차원에서 농민들이 참여하는 거대 농장을 만들겠다는 장기 비전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그의 구상은 현재 농촌의 영세한 농민들이 자신의 땅을 지분 삼아 농수산홈쇼핑의 모회사인 하림의 농가 계열화 사업에 참여하는 것. 팜스코와 선진, 하림 등 농축산업을 아우르는 기업 특성상 해당 농가와 모기업이 계약을 맺고 사료 공급과 이후 축산물에 대한 공급을 서로 약속해 상호간의 안정적인 수익과 제품 공급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생산된 양질의 제품에 대해서는 농수산홈쇼핑이 판로를 책임지게 된다. 이 같은 구상에는 ‘농업을 제3차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도 대표의 평소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모기업의 계열사인 제일사료를 통해 기업인의 길을 시작한 만큼 도 대표는 오랜 기간에 걸쳐 국내 농업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 왔다. 전 계열사가 합심해 추진하려는 거대 농장 프로젝트는 그에 대한 답이다. “농민들과 함께 조성한 넓은 부지에 벼농사와 한우 사육을 동시에 하는 거죠. 소 부산물은 농사의 거름으로 쓰고 볏짚은 소 먹이로 쓰면 완전한 유기농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별다른 비료와 사료값이 들지 않는 만큼 생산비도 적게 들어 기존 ‘웰빙’제품보다 더 저렴하게 팔 수 있어 경쟁력도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같은 방식이 정착되면 닭과 돼지의 사육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도 대표는 보고 있다. 매년 농수산홈쇼핑에서 개최하는 ‘돼지요리 경연대회’도 축산농가를 돕기 위한 회사의 주요 사업으로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다. “먹는 부위가 삼겹살과 목살에만 치중돼 나머지 부위는 버려 많은 손해를 보고 있는게 우리 축산 농가의 현실입니다.” 이 때문에 도 대표는 사장으로 부임한 바로 다음해부터 삼겹살 이외의 부위를 주재료로 이용한 독창적인 돼지요리 경연대회를 시작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 대회에는 예선에만 1,000여명이 몰리는 등 이전보다 사회적인 관심이 부쩍 높아져 앞으로 기형적인 국내 돈육 소비문화에도 점차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도 대표는 기대했다. 거대 농장 프로젝트를 기반삼아 도 대표는 ‘식품의 명품화’에 집중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를 위해 기존의 소규모 유기농 제품 판매자와 이를 찾는 소비자들을 한데 모은 유기농 장터를 개설할 계획이다. 여기에 실버층을 겨냥한 고급 간편식과 당뇨환자에 맞는 전문 건강식, 껍질째 먹어도 안전할 정도로 청결한 개별 포장 과일 제품과 같은 고가 식품군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도 대표는 “자체 조사 결과 농수산홈쇼핑 하면 고객들은 가장 먼저 ‘건강’을 떠올린다”며 “이런 기대에 맞게 이제는 같은 제품이라도 품질을 높이고 고급화한 명품 식품류를 내놓는데 주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다양한 신사업 육성을 통해 도 대표는 오는 2013년에는 취급고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131 전략’을 세웠다. 지난해 취급고인 6,032억, 올해 전망치인 7,000억원을 넘어선 목표다. 도 대표는 “앞으로 제6홈쇼핑이 설립되면 국내 홈쇼핑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며 “농수산홈쇼핑만의 강점을 살린 공격적인 경영으로 우리의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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