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진솔한 삶…객석으로 번지는 여운

한국영화 기세속 눈길끄는 두 외화많은 외화들이 한국영화들의 지칠줄 모르는 관객몰이에 떨고 있는 사이 6일 개봉관 하나로 승부를 거는 외화가 있어 눈길을 끈다. 스페인 호세 루이스 꾸에르다 감독의 '마리포사'(동숭아트센터 나다)와 구소련 그루지아 나나 조르자제 감독의 '못다한 27번의 키스'가 그것이다. 이들 영화들은 화려한 스타도, 그리고 눈에 띠는 장면도 없다. 그러나 끝나고 나면 오랜 여운으로 객석을 뜨지 못하게 한다. 영화'마리포사'는 스페인의 국민배우 페르난도 페르난 고메즈와 아름다운 눈을 가진 여덟살 몬초역의 마누엘 로자노의 열연으로 99년 선댄스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인상을 남긴 작품이다. 1930년대 제2차 대전의 정치적 냉전시기를 앞두고 치열한 이데올로기 대립과 정치적 대립을 겪은 스페인의 내전 등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속에서 그레고리 선생님과의 우정을 통해 삶, 사랑, 자유 그리고 희망을 배워나가는 몬초의 유년기행이 따뜻하지만 가슴아프게 그려진다. 마지막 장면, 자신을 세상밖으로 인도했던 그레고리 선생님이 마을의 공화주의자들과 함께 파시스트 군인들에게 끌려가는 날 어른들의 세게를 이해할 수 없는 몬초는 왜 그래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 선생님을 향해 돌을 던진다. 한편 '못다한 27번의 키스'는 열네살 소녀 시빌이 방학을 맞아 이모네 집에 놀러와 첫눈에 반한 마흔한살 아저씨 알렉산드르를 향한 열정을 화면가득히 담아낸 로맨스물이다. 여기에 동갑내기 알렉산드르의 아들이 끼어들면서 삼각관계 구도를 잡아간다. 결국은 아들이 아버지를 총으로 겨누고 황급히 그의 집을 뛰쳐나오는 시빌 뒤로는 총소리 한방이 난다. 그리고 소녀는 바다를 향해서 가는 배를 타고 멀리 떠나면서 영화는 타이틀이 오른다. 영화내용중에는 트랙터에 배를 싣고 다니는 프랑스인 선장이 등장한다. 그는 말한다. "배를 다시 뜨게 할 거야. 한데 바다가 증발했어. 이 배는 죽어가고 부식되어 갔지. 배를 다시 바다로 가져 갈거야." 감독은 여기서 이 배와 선장을 통해 자유를 갈망하는 그루지아의 열망을 상징하고 있다. 이 영화의 마지막 신은 시빌이 배를 타고 떠나는 장면은 영화 내용중 굴레없는 사랑, 속박없는 현세를 찾아 떠나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들의 본성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감독이 말했듯이, 이는 단순 그루지아라는 특정적 나라를 상징하는 것이 아닌 인간본성에 억눌려있는 '사랑'과 '자유'를 향한 그리움의 표출을 나타내는 것이라 하겠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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