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대구 등 지방 대도시 지하철 건설에 들어간 국고 지원금이 당초 지자체가 제시한 계획액보다 평균 2배 이상 들어갔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22일 한국교통연구원은 이날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발표할 예정인 `도시철도 건설.운영 기본계획 및 사업계획 승인기준 설정연구'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는지자체의 재정능력과 재원조달 계획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부산 1호선과 2호선(본선.연장), 3호선(1.2단계), 대구1.2호선,인천1호선, 광주1호선, 대전1호선 건설에서 지자체들이 사업계획 승인 때 제시한 사업비는 8조9천608억원이었지만 2003년말 현재 당초 예상액보다 1.7배 가량 많은 15조1천289억원이 들어갔다.
연구원은 지자체가 무리하게 도시철도 건설을 추진하면서 실현성이 떨어지는 재원조달 방안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재원 부족으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거나 악성 부채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문제는 예상보다 훨씬 많이 들어가는 공사비를 메우는데 당초 계획을 잘못 세운 지자체가 부담하기보다는 국고지원금에 일방적으로 의존했다는 점이다.
이들 지자체는 처음에는 국고지원금과 지자체부담금 등 자체 자금은 59.5%, 도시철도채권과 차입금 등 부채성 자금은 40.5%로 재원 계획을 세웠지만 2003년말에는 자체 자금 비율은 66.2%로 높아지고 부채성 자금은 33.8%로 낮아졌다.
결정적인 이유는 자체 자금 가운데 국고지원금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으로, 국고지원금은 계획 당시 3조236억원(33.7%)에서 2003년말 6조3천40억원(41.7%)으로 금액으로 보면 2.1배 가량 대폭 늘어났다.
이에 반해 자치단체 부담금은 2조2천525억원에서 3조7천94억원으로 1조5천억원가량 늘어났지만 자금 비율에서는 오히려 25.1%에서 24.5%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부채성 자금에서 차입금의 경우 2조351억원에서 2조4천506억원으로조금 늘어나는데 그쳤고 비율에서는 22.7%에서 16.2%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지하철의 경우 사업이 진행된 지 오랜 시간이 경과해 사업계획 당시 자료를 찾을 수 없어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연구원은 "2003년말 현재 전체 도시철도 부채는 13조원에 달하고 있어 지방 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지하철 부채 가운데 원금에 대한 이자 비율은 서울이 18.80%, 대구 18.98%, 인천 21.79% 등 전국 평균 18.14%인 것으로나타나는 등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지자체의 재정능력과 재원조달 계획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하도록 사업계획의 투명한 승인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