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4월 08일] 초고속인터넷도 속도가 필요

얼마 전 알고 지내던 스터디모임 회원들과 저녁 모임이 있어 참석했다가 한 선배의 하소연을 듣게 됐다. 최근 오랜만에 일찍 퇴근해서 느긋하게 쉬고 있는 선배에게 아들이 게임을 하고 싶다고 해서 ‘카트라이더’를 접속했다고 한다. 5살 아들은 아직 어려 아이디(ID)나 패스워드 등의 개념이 없어 선배가 직접 해줬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 뉴스를 보려고 소파에 앉았는데 5분도 채 안돼 아들 녀석이 난리를 쳤다. 어느새 인터넷이 끊겨 로그아웃이 돼버린 것이다. 다시 연결을 시켜줬지만 5분 뒤에 인터넷이 또 끊겨버렸다. 아들이 다시 연결해달라고 소동을 부린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기를 수 차례. 당시 선배는 인터넷 선을 뽑아버리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났다고 한다. 느리고 불안정한 인터넷 때문에 속이 상한 것이다. 그래서 광랜으로의 전환을 권유했고 이제 선배의 하소연은 사라졌다. 정보통신부의 지난 2007년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체 가입자 가운데 100Mbps급의 광랜 가입자는 417만여명에 달했다. 지난 한 해 동안만 28%에 달하는 89만 5,000여명이 증가하는 등 가입자들이 광랜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초고속인터넷 전체 가입자 순증규모가 66만7,000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저속의 ADSL 가입자들이 대거 고속 인터넷인 광랜으로 전환했다는 의미다. 광랜 가입자 비중은 2005년 13.3%에서 2006년 23.3%로 늘어났으며 2007년에는 28.4%로 확대됐다. 불과 2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특히 유ㆍ무선 결합상품 등 컨버전스 시장이 활성화되면 이와 같은 상승세는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100Mbps 광랜이 소비자들에게 급속히 확대되는 것은 빠른 속도와 고품질의 안정적인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되는 온라인 게임이나 각종 멀티미디어 동영상, 인터넷TV를 포함한 결합상품 등 인터넷을 둘러싼 주변 환경이 고속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 제공 형태로 진화하고 있어 광랜으로의 전환 추세도 더욱 빨라지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오는 2010년까지 가입자망을 50M~100M급으로 고도화하기 위해 광대역 통합방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일본도 100M급의 인터넷 커버리지는 2010년까지 90%수준으로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한다. 영화 한 편 다운로드 받는 데 몇 시간이 걸리던 저속의 인터넷이 과거 조선시대의 봉화나 파발처럼 과거로 사라질 날도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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