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내 활약 해외조폭 진짜 있나

국정원 "27개 조직 활동" 주장에 법무부선 "실태 파악안돼"

‘국내에는 해외조폭이 있다, 없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해외조폭의 현황을 놓고 국가정보원과 법무부가 엇갈린 평가를 내고 있어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헷갈리게 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국회 정보위 소속 원혜영 열린우리당 의원이 23일 국정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러시아ㆍ일본ㆍ중국 등의 해외 범죄조직 27개파가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부터다. 국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이후 러시아 마피아와 일본 야쿠자 등 27개 해외 범죄조직이 무역ㆍ관광 등의 명목으로 국내에 들어와 연계조직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도 야쿠트파와 페트락파ㆍ마가파ㆍ알렉세이파 등 10개 조직이, 일본에서 야마구치구미와 스미요시카이 등 5개 조직이 국내에 들어와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등의 동남아 조폭도 대거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푸젠성 삼진회, 옌지 강동화파 등 7개 조직이 들어왔으며 그 외에 태국 차이파, 방글라데시 우슈파 등도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국정원 자료에 나타나 있다. 하지만 전국 조직폭력 사건 수사를 지휘하고 처리하는 검찰청의 상급기관인 법무부는 이 같은 사실 파악을 전혀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가 최근 국회 법사위에 제출한 국감자료에는 “현재 국내에 잠입한 외국 폭력조직의 정확한 인원이나 조직원 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돼 있다. 이는 외국 폭력조직의 국내 침투 현황을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답한 것이다. 법무부는 외국조폭의 국내 침투 현황과 관련, “2001년 9월 러시아 ‘바소파’ 조직원 8명이 부산 초량동 일대에서 마약밀매 등으로 적발된 사례가 있고 2003년 4월 러시아 마피아 조직 ‘야쿠트’파 두목 ‘나우모프’가 부산에 잠입했다가 반대파인 ‘파드라코프’파에 피살된 사례가 있었다”고만 설명했다. 법무부는 “이후에는 외국조폭과 관련한 특이한 사건은 발생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2건 이외에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조폭 실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자인한 셈이다. 직장인 L씨는 “국내 외국인 범죄가 늘어나는 상황인데 법무부가 외국조폭의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은 직무유기 아니냐”며 “한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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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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