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의 도시를 바꾸자] 3-1. 행정수도 이전 백년을 보고 추진하자

현재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는 중추 행정기능을 비롯해 경제력과 인구가 집중돼 비 수도권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다. 하지만 수도권은 집중에 따른 교통 및 환경악화로 성장 잠재력이 한계에 이르렀고 각종 정부 정책은 `고비용 저효율`의 굴레를 벗지 못하고 있다. 비 수도권의 발전을 도모하지 않고서는 국가의 총체적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없는 지경에 빠졌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는 `수도권 과밀해소와 지방 균형발전`이라는 전제 아래 신 행정수도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은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작용, 침체에 빠진 우리경제가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고 있다. ◇신행정수도, 지방 균형발전의 원칙에 충실해야= 행정수도 이전의 성공요인으로 성신여대 권용우 교수는 “정책적인 측면에서 분권ㆍ분산ㆍ분업의 `삼분정책`이 실현돼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 과정에서 중추기능의 이전, 지역균형화 정책 추진, 수도권 지역 기능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수도 이전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행정수도 건설 효과에 대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신행정수도 입지ㆍ규모ㆍ기능ㆍ설계 측면과 계획기간 및 건설비용, 평가측면이 고려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행정수도 건설 이전은 수도권의 대외경쟁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수도권 정책도 수립돼야 한다. 행정수도 이전이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수도권 과밀해소와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신행정수도 추진단의 설문조사에서도 신 행정수도를 건설하면 수도권 과밀완화(42.2%)와 국토 균형발전(47.3%)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응답, 이 같은 원칙이 많은 지지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책 추진과정에서 나타난 정부의 정책 추진 방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수도권 과밀 해소와 지방 균형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한 상태에서 후보지 선정이나 행정수도 규모, 이전 대상 기관 선정 등 지엽적인 논의가 먼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희대 온영태 교수는 “현재 진행 상황을 보면 행정수도 이전을 왜 추진하는지 정책 방향이 선명하지 않다”며 “먼저 국토의 균형발전 계획을 세우고 행정수도 건설은 이 테두리 안에서 진행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21세기 생태ㆍ문화 도시로= 도시 전문가들은 행정수도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21세기 도시`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참여정부는 행정수도를 인간 중심의 도시를 목표로 첨단 교통체계를 갖춰 걸어서 모든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친환경적인 자원 절약적인 생태도시, 문화 도시, 재해로부터 안전한 도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 중 생태도시는 전문가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환경도시는 면적의 3분의1 이상이 녹지로 1인당 40㎡ 이상의 녹지면적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정부는 전체 면적의 35~40%를 녹지와 공원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생태도시의 개념에 대한 의견이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환경단체와도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 도시 면적의 60%를 유보지로 만들어 도시가 스스로 자정능력을 만든 독일의 `에코시티 플랜`은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행정수도가 21세기 도시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정부가 사업성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특히 도시의 생존에 꼭 필요한 것이 자생력이다. 자생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립형 사립고나 고교 평준화 문제 등 도시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의 육성을 빼놓을 수 없다. 100년을 내다본다면 도시는 역사 문화적인 정체성을 갖춰야 한다. 충남대 오덕성 교수는 “우리는 물론 영국과 독일의 신도시가 실패한 것은 역사 문화적인 정체성 없었기 때문”이라며 “행정수도와 기존 도시를 연관시키는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병도기자 d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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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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