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아주 특별한 취향

제2보(14~24)



이세돌은 이세돌대로 심중에 그리는 그림이 있었다. 백14를 두면서 그가 주문한 것은 참고도1의 흑1로 응수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면 백2로 끼워넣고 8로 힘차게 눌러서 백이 편한 진행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흑이 참고도1의 흑7로 참고도2의 흑1에 반발해도 백은 얼마든지 환영이다. 백2로 귀를 접수하면 흑은 3으로 단수치는 정도인데 백은 4 이하 14로 두어나간다. 상변의 흑은 세력이라고 하기보다 곤마에 가까운 형태이므로 백이 유망한 바둑일 것이다. 최철한은 이세돌의 주문을 속속들이 간파했다. 그는 흑15라는 아주 특별한 취향을 들고나왔다. 사이버오로 해설을 맡은 김성룡 9단은 최철한의 흑15를 보자 특유의 생기발랄한 어조로 말했다. “최철한이 아마 대세력작전으로 나올 것 같습니다” 백24까지는 김성룡이 그려보인 것과 똑같았다. 자기의 예측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적중하자 김성룡이 흥분했다. “아아니. 저의 예측이 정말로 다 맞았네요. 제 자신이 너무도 놀랐습니다. 우와! 만사형통한 기분입니다. 쌍방 불만이 없는 진행일 겁니다” 그의 옆에서 차분히 지켜보던 목진석 9단은 다른 평가를 하고 있었다. “흑이 다소 헤프게 둔 인상입니다. 우상귀를 내준 손실이 너무 커요. 흑이 세력을 쌓긴 했지만 그 세력을 이용할 방도가 불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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