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홍콩대역사 “건설특수 잡아라”(홍콩차이나)

◎“SOC 1,560억홍콩달러” 국제수주전 가열/한국기업 「일­현지업체 장벽」 돌파 관건/영향력 커진 중국계자본 제휴 “지름길” 1일 새로 출범한 「홍콩 차이나」는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당분간은 「기회의 땅」임을 약속하고 있다. 중국인구가 최고 16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은 홍콩이 중국의 대외투자 창구로 여전히 큰 몫이 남아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홍콩은 세계 모든 기업에게 무차별적으로 추파를 던지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한국입장에서는 홍콩은「어서 오라」와 함께 힘겨운 싸움을 예고하는 격전장임에 틀림없다. 지난 91년께 홍콩은 70억달러규모의 란타우섬과 홍콩섬을 연결하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긴 청마대교 공사의 국제입찰에 나섰다. 한국기업에서는 현대건설이 현지의 중국계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일본기업은 현지 영국계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가했다. 예상은 현대건설이 60억달러가 약간 넘는 금액을 제시, 수주가 낙관되고 있었다. 하지만 일본기업은 『워낙 규모가 큰 공사인만큼 현대는 한국정부의 보증을 받아야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현대는 정주영 전회장의 대통령선거출마로 정부와 관계가 악화된 상태였다. 입찰결과는 최저가로 입찰한 현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일본기업에게 낙찰됐다. 그 이전과 이후 한국기업은 소규모 토목공사 몇가지만 따냈을 뿐 대형공사 수주는 전혀 없는 실정이다. 홍콩은 매력적인 건설시장이다. 홍콩특구정부는 앞으로 1천5백60억 홍콩달러를 교육, 통신, 주택 등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홍콩은 이와 별도로 오는 98년 7월 1단계가 완성되는 「첵 랍 콕」신공항의 2단계 공사를 오는 2010년까지 계속한다. 공사규모는 1, 2단계를 합쳐 2백3억달러로 홍콩 역사상 최대 건설공사다. 또 홍콩은 홍콩항을 중국본토까지 연결시킨다는 장기적인 구상아래 9번째 홍콩 컨테이너부두 공사에 이어 10, 11호 건설공사를 계획하고 있다. 항만 하나의 공사규모는 최소 5억달러는 넘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부문에서는 재개발, 신시가지 건설공사가 잇따라 이뤄질 예정이다. 신공항의 1단계 공사가 완공되면 폐쇄될 예정인 기존 카이탁공항은 신시가지로 조성될 계획이며 란타우섬, 신계 지역등에도 신시가지가 건설된다. 기존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사업도 앞으로 꾸준할 전망이다. 홍콩이 매력적인 이유는 중국시장의 창구이기 때문. 동아건설 홍콩지사의 박세훈지사장은 『중국 남부지역의 광동성, 광서성, 해남성, 복건성등에 건설사업이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박양천 홍콩총영사는 『일본기업들이 홍콩특수에 대비한 수주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며『우리기업도 홍콩특수에 대비한 전략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홍콩자체 인프라와 중국남부의 건설붐등 홍콩특수가 예고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건설업체의 진출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홍콩무역관 조영복 관장은 『일본은 이미 10개사가 진출, 현지 건설시장의 25%를 수주하고 있다』고 말한다. 일본기업뿐만 아니라 현지 업체들도 우리에게는 버거운 상대다. 박지사장은 『부동산개발로 성장한 현지 기업들이 많고 그들의 기득권이 좀처럼 무너지지 않고 있다』면서도 『최근 국내건설업체들이 홍콩의 중요성을 인식, 공격적인 진출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홍콩에 지사를 두고 있는 건설업체는 동아건설, 현대건설, 삼성물산(건설부문),(주)대우건설부문, 쌍룡건설, 포스코개발(포섹)등 모두 6개. 동아건설의 경우 10, 11호 홍콩컨테이너항 건설공사 수주전에 뛰어들고 중국 남부지역에 3∼4개의 인프라 프로젝트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들 모두 현지 업체의 두터운 벽을 뚫는데 전력하고 있다. 홍콩상공회 성석주 회장은『국내기업이 홍콩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현지 자본과 손을 잡는 방법말고는 없다』며『일본기업과 영국계자본이 가깝게 결탁되어 있는 만큼 국내기업은 갈수록 영향력이 확대될 중국계자본과 손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무역협회 홍콩사무소의 최정근상무는 『국내 무역상사들의 경우 일본자본, 영국자본과 경쟁할 능력이 있다』며『상사와 건설업계가 함께 프로젝트사업을 발굴하는 노력을 강화해야한다』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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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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