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심층진단] 신용카드업 새건방안 하반기 시행

[심층진단] 신용카드업 개선방안 하반기 시행 은행·재벌 진출채비 지각변동 임박 그 동안 고속성장을 거듭해온 국내 신용카드시장이 급격하게 요동치고 있다. >>관련기사 금융당국의 '신용카드업 개선방안'에 따라 전면적인 시장 재편과 경쟁 구도 격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신규사 진입 제한 폐지와 현금서비스 한도 축소를 핵심으로 한 당국의 개선조치는 카드시장에 메가톤급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빠르면 하반기부터 기존 7개 전업사 이외에 새로운 카드사가 탄생하게 될 전망이며 업체간 금리 인하 및 서비스 경쟁으로 인해 카드사의 수지 구조도 근본적인 변화를 맞게 됐다. ◇전면적 경쟁구도 불붙는다 금융당국은 올 하반기부터 일정 조건만 갖추면 신용카드업을 새로 허가해주기로 했다. 이로 인해 현재 7개 전업사와 19개 카드겸영 금융회사로 운영되고 있는 카드업계는 명실상부한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게 됐다. 카드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돼 왔던 만큼 은행권이나 재벌 그룹들은 저마다 신규 진출을 노리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3년여에 걸쳐 신규 진입을 준비해온 SK나 롯데, 현대 등 대기업들은 숙원사업이 해결됐다며 다각적인 진출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카드사 부실화를 우려해 허가조건을 비교적 까다롭게 만들었기 때문에 대기업의 카드업 진출은 당장 쉽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은행계 카드사들은 대부분 요건 충족이 그리 어렵지 않아 앞으로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이는 등 대약진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풍부한 자금력과 소매금융의 노하우를 활용한다면 기존 판도에 큰 변화를 휘몰아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신규 진입을 추진중인 은행은 3~4군데. 우리금융지주사와 조흥은행, 농협 등이 가장 적극적인 편이다. 이렇게 되면 12개 회원사로 이루어진 비씨카드는 어떤 형태로든 구조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비씨카드측은 은행이 떨어져 나갈 경우에 대비해 '별도의 대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병하게 되면 국민카드는 비씨카드를 제외하곤 시장 점유율 1위로 도약, 카드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이밖에 씨티뱅크도 외환카드 인수를 통해 국내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면 첨단 금융기법을 소개하면서 판도 변화를 가져다줄 변수로 남아있다. 더욱이 당국은 2∼3년 후 시장상황을 감안해 진입 조건을 완화할 계획이라 앞으로 카드시장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경쟁구도에 휘말리게 됐다. ◇내실경영으로 전환된다 이 같은 전방위적인 경쟁구도와 함께 카드사들은 내실경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당국은 수수료 인하와 함께 자산건전성 및 소비자 보호조치를 강화토록 만들어 카드사들의 수지구조도 크게 달라지게 됐다. 금감원이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비율을 제한한데다 수수료 인하를 유도하고 나서 수지 악화는 불가피해졌다. 특히 전체 수익의 70~80%를 대출 쪽에서 얻고 있는 전업계 카드사들은 수익기반이 위협 받는 상황까지 내몰리고 있다. 더욱이 가맹점의 수수료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카드사들은 이래저래 살림살이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최근 들어 회원들을 회사 수지 기여도에 따라 차등화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회원 가입자격 강화, 신용한도 축소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고객의 성향에 따른 맞춤 마케팅을 강화하는가 하면 상품력을 키우는데 집중적으로 주력하면서 회원의 충성도를 높이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결국 카드사들은 이제 과거처럼 방만한 영업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다간 존립마저 위협받는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게 됐다. 벌써부터 카드사들이 부실화에 빠지고 몇 년안에 카드사간의 인수ㆍ합병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매각작업은 차질 빚는다 금감원의 시장 개방조치에 따라 기존에 추진되던 카드사의 매각일정엔 비상이 걸렸다. 매각 자체가 무산되거나 적어도 프리미엄은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외환카드의 경우 한때 중단됐던 씨티은행과 다시 적정가격을 놓고 재협상에 들어간 상태이며 인수협상에서 철수했던 싱가포르 국립은행(DBS) 등 다른 해외 금융기관과 인수를 논의중이다. SK가 인수를 추진했던 동양카드는 현재 내부 정리를 거친 후 매각한다는 입장인데 롯데그룹이 상당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지만 성사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하지만 은행의 경우 자회사 설립을 통한 카드업 신규 진출이 가능해져 추가로 매물화될 가능성도 큰 편이다. 조흥은행의 경우 신용카드 사업부문을 분사해 연내 지분의 49%를 매각하겠다고 발표했으며 한미은행도 신용카드 사업 분사를 추진하면서 지분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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