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기업체유치 나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효과/비용늘어 신규진입저지/배타적 경제권 부작용도지방자치제실시 3년을 맞는 각 지자체는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국내외 기업유치에 나서 일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인천의 경우 송도 미디어밸리를 추진하면서 대우와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목포는 대불공단에 한나그룹을 유치했다. 전북은 군장공단에 미국 다우코닝사를 유치하기 위해 공장부지 60만평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중앙정부와 협의중이고 경기도는 평택지역에 98년까지 69만평방m의 면적에 5백50억원을 투입해 외국인기업전용단지조성을 추진중이다. 포항의 테크노밸리, 구미의 전자통신테크노밸리, 춘천의 영상미디어밸리 등 첨단산업단지도 추진되고 있다.
이같은 지방화로 기업들은 새로운 사업기회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간접세부가가 늘어나는등 비용이 증가하고 지역별 배타적 경제권이 형성됨으로써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따라 기업들은 지방의 21세기 발전비전수립과정에 참여하고 이에 부응하는 자사의 전략을 마련,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역비전과 부합하는 사업장의 입지전략과 제품및 서비스판매전략을 구사해 경영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지역의 특화산업에 맞춰 사업장을 재배치하고 본사의 이전까지 검토하고 있다. 코오롱은 이미 그룹본사를 경기도 과천으로 옮겼다.
그러나 지방자치제가 시행됐다는 정치적 의미를 제외한다면 아직 우리에게 진정한 지방시대가 열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방화시대에 걸맞는 경제력이나 권한의 지방분산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지방이 일상생활이나 사고의 중심이 되고 있지도 못하다. 국가는 아직 엄청난 힘의 중심으로 인식돼 있고 수도권으로의 집중현상도 심화되고있다.
고비용·저효율의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는 중앙집권적 의식과 행태로는 창의와 유연성을 살릴 수도 세계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나갈 수도 없다. 우리에게 분권화·지방화가 시급하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필연적 명제다. 다만 그 방식은 지금처럼 수도권 집중을 억제하고 밀어내기 식이어서는 안된다. 지방이 갖고 있는 발전 잠재력은 그동안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다. 문제는 이런 잠재력을 어떻게 살리고 일궈낼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를위해 우선 국가발전전략의 개념이 「집중」에서 「분산」으로 바뀌어야 한다. 동시에 경제활동의 중심이 국가에서 지방으로 옮겨져야 한다. 이제까지 국가 주도의 대형사업, 대규모 투자가 경제발전을 주도했다면 앞으로는 지방을 근거지로 하는 수많은 중소기업이 「개미군단」처럼 경제발전 및 고용안정의 주체가 돼야 한다. 중소기업이 끊임없이 생성, 발전하도록 수도권에서는 벤처기업의 역동적인 창업을 유도하고 지방은 수도권과 해외에서 유망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지방화시대는 이제 막 첫걸음을 뗐다고 할 수 있다.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기 위해선 자치단체나 지역주민, 기업을 망라한 모든 경제주체가 「지방화 마인드」로 새로운 정신무장을 해야 한다.<김희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