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평론가인 저자가 '서유기' '돈키호테' '허클베리핀의 모험' '그리스인 조르바' '걸리버 여행기' '열하일기' 등 여행기를 다룬 고전을 현대적으로 다시 해석했다. 이들 고전의 공통점은 모두 길을 찾는, 길 자체가 주인공이자 주제라는 점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생각해 보면 인간은 늘 길 위에서 살아간다. (중략) 길을 떠나려면 지도를 그려야 한다. 지도를 그리기 위해선 하늘의 별을 보라고 했다. 우리 시대의 별은 바로 '고전'이다."
저자의 유쾌한 설명을 거치면 서유기가 재미난 모험이 가득한 판타지물에서 나아가 자기 자신을 구원하는 길이 어떤 것인지를 이야기주는 작품으로 바뀐다. 근대 소설의 효시라 불리는 돈키호테에서는 망상이 현실을 어떻게 지배하는지, 그 길에서 벗어나려면 우리 삶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고전 속 주인공이 길 위에서 어떤 삶, 어떤 운명과 마주쳤는지, 그 지도를 탐사하는 게 이 책의 목적이다.
발랄한 저자의 설명과 함께 주인공들의 물리적·심리적 여정을 따라가는 동안 책은 넌지시 말한다. 당신 앞엔 천 개의 길, 천 개의 삶이 기다리고 있다고. 누군가가 만들어 간 길 위에서 나만의 길을 찾아보라고 말이다.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