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고경찬 벤텍스 대표 "섬유산업이 레드오션?… 혁신으로 신 시장 열 것"


벤텍스는 8월 초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아웃도어리테일러윈터마켓’(OR)에서 ‘드라이존’과 ‘아이스필’ 등 대표 제품으로 글로벌 바이어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이번 전시회에서 벤텍스는 ‘1초 만에 마르는 섬유’ 드라이존과 ‘적위선 차폐 냉감 섬유’ 아이스필RX 등 여름 시즌에 활용도가 높은 소재를 선보였다. 특히 지난해 섬유업계 최초로 나이키와 전략적 기술 제휴를 맺고 납품하기 시작한 아이스필RX은 바이어들의 주목을 받았다. 벤텍스가 세계적인 섬유 전시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배경에는 지속적인 기술개발 투자와 혁신이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17일 서울 잠실 집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난 고경찬(55·사진) 벤텍스 대표는 “고목나무에 꽃을 피우는 혁신적인 기술로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며 “섬유산업이 레드오션이라고 이야기들을 하지만 오히려 검증된 이 시장에서 더 많은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 대표는 스스로 벤텍스 섬유연구소 연구원이라 자처할 만큼 아이디어를 내고 제품화하는 데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잠을 자다가도 예닐곱 번씩 일어나 메모장에 꿈 속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적는다고 한다. 벤텍스가 자랑하는 핵심 기술인 △냉감 섬유 아이스필 △발열섬유 히터렉스·메가히트 △나노 드라이 섬유 드라이존 △생체활성화섬유 파워클러 등이 이러한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성균관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한 후 코오롱에 입사해 신소재 개발 등을 담당하던 그는 1999년 서울 도곡동에서 직원 한 명과 함께 벤텍스를 세우고 사업의 길로 들어섰다. 창업 이후 그가 가장 주력한 것은 연구개발(R&D)이다. 직원의 4분의 1 가량을 R&D 인력으로 둘만큼 공격적으로 투자한 덕분에 벤텍스는 특허 등록 72건, 특허 출원 44건, 상표 등록 266건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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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텍스는 지난해 말 미국 컬럼비아와의 특허 소송에서 이기며 ‘골리앗을 이긴 다윗’이란 별칭을 얻으며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벤텍스는 승소 이후 미국 나이키와 전략적 기술 제휴까지 맺었다.

벤텍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생체에너지 활성화 원단과 아토피 완화 원단 등 바이오 메디컬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한편 최근에는 그 동안 쌓아온 섬유개발 노하우를 의류 이외의 다양한 제품에 접목하고 있다. 벤텍스가 최근 출시한 태양광 발열 스프레이 ‘쏠라필’은 의류에 뿌린 후 햇빛을 받으면 분자간 충돌과 진동으로 온도가 최대 15도까지 상승한다. 이 제품은 앞으로 농업용 비닐이나 자동차, 창문 등 다양한 제품에 활용할 수 있다. 벤텍스는 골프 등 야외 활동시 얼굴에 부착하면 보습과 미백, 자외선 차단까지 가능한 스포츠 마스크팩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해 선보이기도 했다.

벤텍스는 조만간 세계적인 기능성 섬유기업과 기술 제휴를 맺고 태양광 발열 기술과 드라이존 기술, 그리고 쏠라볼 기술 등을 수출할 예정이다. 러닝 로열티 8% 수준에 달하는 좋은 조건이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257억원이던 매출이 올해는 4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고 대표는 “섬유 산업을 레드오션이라고 말하지만 오히려 레드오션에 기회가 있다고 본다”며 “블루오션은 아직 여물지 않은 위험한 시장이고 우리가 아는 경험과 지식은 레드오션에서 만들어진 것인 만큼 레드오션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우리가 나가갈 방향이 있다고 믿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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