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뉴스 포커스] 명품 장수기업이 일자리 만든다

독일 100년 기업 '클루스' 활발한 고용창출·사회공헌

하이거 시민 10% 먹여살려… 한국도 전략적 육성 나서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북서쪽으로 100㎞가량 떨어진 인구 2만명의 소도시 하이거. 이곳에는 지난 1919년 설립돼 '용접로봇 기술의 메르세데스벤츠'로 불리는 클루스가 있다.

하이거의 클루스 본사에는 전세계 750명 직원 중 500명이 일한다. 가족들을 합쳐 클루스가 부양하고 있는 인원은 대략 2,000여명. 하이거시 인구의 10%를 먹여 살리는 셈이다.

100년 가까이 일자리 창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클루스는 사회공헌활동도 왕성하다. 마이클 슈미트 클루스 전략마케팅 임원은 "하이거 지역에서 수많은 사회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대학 교육과 훈련 지원 등으로 직원들 중 3세대에 걸쳐 일하는 경우도 많다"고 미소를 지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나 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독일의 탄탄한 경제 밑바탕에는 이처럼 멀리는 수백년 전부터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오고 있는 명품 장수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이들은 끊임없는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항구적인 고용을 유지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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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미텔슈탄트로 불리는 독일 중소기업들은 전체 고용의 약 80%를 책임진다. 대부분 지방과 소도시에 자리잡고 있으며 노사 간 끈끈한 유대감과 신뢰로 이직이 거의 없는 게 특징이다. 이들 명품 장수기업에 더해 새롭게 도전하는 창업기업이 맞물리면서 독일은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무엇보다 장수기업들은 위기가 찾아와도 긴 업력만큼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처한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 선제적으로 직원 구조조정에 나서는 업체들과 달리 장수기업들이 고용유지에 힘쓴 게 대표적이다.

이들 해외 장수기업처럼 산업화 반세기를 넘어선 한국이 명품 장수기업을 전략적으로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세제 등 가업승계에 대한 전향적인 지원과 더불어 후세 기업인들의 도전과 혁신, 즉 기업가정신이 필수적이다.

이동기 서울대 교수는 "(장수기업들은) 무리한 사업다각화나 재테크성 투자에서 벗어나 정도경영을 하면서 건실하게 기업을 유지해나가는 동시에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인 고용창출을 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특징이 있다"고 분석한 뒤 "(장수기업이 되려면) 첫 기업가정신이 크게 훼손되지 않고 시간이 흘러도 잘 유지되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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